1m 높이서 던져져 '뇌사'에 빠진 7개월 아이.. 친모 구속기소

외국인 친모 구속기소.. 친부 '혐의없음' 처분
잠에서 깨 칭얼댄다는 이유로 방바닥에 내던져
여러 차례 때리고 몸 짓누르는 등 학대 일삼아
극심한 스트레스·우울감 겪었던 것으로 조사돼

사진=연합뉴스

생후 7개월 된 갓난아이가 툭하면 울고 보챈다는 이유로 주먹질하고 바닥에 내던진 친모가 법의 심판을 받게 됐다. 외국에서 시집온 20대 엄마의 이런 무자비한 폭행으로 아이는 머리를 심하게 다쳐 뇌사 상태에 빠졌다.

전주지검 군산지청은 살인 미수와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동남아 국적 친모 A(20대)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또 A씨의 학대 행위에 가담하거나 방치 또는 이를 알고도 신고 등 대처하지 않는 혐의(아동학대 중상해)로 입건한 친부에 대해서는 학대 행위가 발견되지 않아 ‘혐의없음’ 처분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달 12일 익산시 자택에서 생후 7개월 된 딸이 잠에서 깨 울며 칭얼댄다는 이유로 1m 높이로 들어 올린 뒤 얇은 매트가 깔린 방바닥에 내던져 머리 등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키 69㎝, 체중 7.4㎏에 불과했던 아이는 무정한 엄마의 폭력에 의식을 잃었고 귀가한 남편이 이를 목격해 다급히 병원으로 옮겼으나, 뇌사상태에 빠졌다. 진단받은 결과 좌뇌 전체와 우뇌 전두엽, 뇌간, 소뇌 등에 걸쳐 광범위한 뇌 손상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아이는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한 채 인공호흡기에 의존해 생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 A씨는 아이가 대소변 뒤 울음을 쉽게 그치지 않거나 툭하면 칭얼댄다는 이유 등으로 손바닥으로 머리와 몸을 여러 차례 때리고 몸을 짓누르는 등 학대를 일삼다 급기야 내던졌다. A씨는 결혼 이주 이후 얼마 되지 않아 출산한 뒤 육아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해 이런 행위를 서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조사에서 “딸이 오줌을 자주 싸고 울음을 쉽게 그치지 않으며 보채서 홧김에 그랬다”고 혐의를 스스로 인정했다.

검경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7월 결혼해 4개월 뒤인 11월 입국해 다문화가정을 일구고 출산했으나, 혼인한 지 2년이 되지 않아 국적은 취득하지 못했다.

특히 그는 육아에 서툴러 모국 부모의 도움을 받으려 해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출국에 어려움을 겪었고 우리말도 서툴러 이웃과 원활히 소통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회사원인 40대 남편이 출근하면 홀로 아이를 돌봐야 했기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초 A씨를 긴급체포한 당시 아동학대 중상해죄를 적용했으나, 폭력 정도와 횟수, 법의학자 소견 등을 종합해 살인의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죄 등으로 혐의를 변경했다.

검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등과 함께 아이의 치료비와 친부에 대한 심리치료 등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군산=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