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쇄신 격랑 속 '안정적 쇄신' 선택..'도로 친문' 우려도(종합)

윤호중의 개혁입법 추진력, 경선 승리 원동력 작용
당청 원팀 기조 강화될듯..비주류 "국민 앞에 부끄럽게 돼"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김동호 강민경 기자 = 쇄신을 앞세운 비주류의 함성은 '찻잔 속 태풍'에 그쳤다.

16일 4·7 재보선 참패의 거센 후폭풍 속에서 치러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의원들은 이해찬계인 윤호중 의원의 손을 들어줬다.

선거 패배 후유증을 딛고 재건을 주도할 원내 리더십으로 '안정감 있는 쇄신'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원내에서 야당과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난제가 산적해 있다는 점도 표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가깝게는 부동산 정책부터 멀리는 검찰·언론개혁 등이 주요 과제로 꼽힌다. 이에 앞서 원 구성 협상, 개각에 따른 인사청문회 등도 이슈가 될 전망이다.

경선 이전만 해도 윤 의원이 낙승을 거둘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지난해 사무총장으로서 총선 공천을 주도하는 등 명실공히 당 주류의 핵심인 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쟁점법안을 관철한 추진력이 돋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재보선 참패로 친문 2선 후퇴론이 불거진 것이 변수로 떠올랐다.

뼈를 깎는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터져 나오면서 판이 출렁이기 시작했다. 정세균계의 핵심인 안규백 의원의 막판 중도하차에 따른 표심의 향배에도 관심이 쏠렸다.

당이 환골탈태를 모색하는 가운데 '윤호중=도로 친문'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비주류에서는 '판을 뒤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승부는 윤 의원의 싱거운 압승으로 끝나면서 당내 주도세력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박 의원이 막판에 초선표를 흡수하며 맹추격에 나섰다는 얘기가 돌자 윤 의원과 친문 주류가 초선 의원들을 대상으로 표단속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결국 박 의원은 65표를 얻는 데 그쳤다. 핵심 조직 기반인 김근태계의 민평련과 더좋은미래(더미래) 소속 의원에 더해 일부 초선 의원들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쇄신을 잘할 사람을 놓고 의원들이 고민하다가 윤 의원을 선택한 것"이라며 "쇄신을 잘하려면 지도력과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친문의 승리가 아닌 '윤호중의 승리'라는 것이다.

반면 한 의원은 통화에서 "확실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와는 거리가 있는 결과가 나왔다"며 "국민 앞에 조금 부끄럽게 됐다"고 지적했다.

친문의 위력을 보여준 이번 경선을 계기로 당청관계는 공고한 '원팀' 기조를 이어갈 전망이다.

더욱이 윤 의원이 같은 '이해찬계 친문'인 전임 김태년 의원으로부터 원내 지휘봉을 물려받은 만큼, 향후 정책 논의와 집행에서 당청 협력이 매끄럽게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윤 의원은 이날 원내대표 정견 발표에서 "당정협의를 제도화해 당 중심의 강력한 당정청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며 "당의 정책역량을 강화, 4기 민주정부의 토대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km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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