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멈춘 靑 '캠코더 인사'..非文 이철희 내세우고 방역 힘줬다

강영연 2021. 4. 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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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정무수석에 이철희
"NO라고 말하는 참모 되겠다"
코로나 사태 총괄 사회수석 교체
'접종' 대응할 방역기획관 신설
부동산·백신 정책 수습하고
야당과 소통·협치할지는 미지수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하는 등 소통·정무 라인을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4·7 재·보궐선거에 패배한 이후 정권 말기 레임덕을 막기 위한 인적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위기감에 비문 영입

이번 인사는 4·7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인사에 반영하지 않으면 정권 말기 정국운영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담겨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캠코더(대선캠프·코드·더불어민주당) 인사’에서 일부 탈피하려는 모습도 엿보인다.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이철희 전 의원이 대표적이다. 그는 ‘조국 사태’ 때 당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지난해 총선에 불출마할 만큼 자기 소신이 뚜렷한 정치인으로 꼽힌다. 문 대통령의 ‘호위무사’로 불렸던 최재성 전 정무수석과 달리 대통령에게 직언을 할 수 있는 인사라는 평가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이 신임 수석은 정치·사회 이슈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고 있으며, 복잡한 현안에 대한 대안 제시 능력이 뛰어나다”며 “여와 야, 국민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상생과 협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신임 수석 역시 취임 일성으로 “대통령에게 할 말은 하겠다”고 했다. 그는 “여러 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할 역할”이라며 “4·7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 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대해서는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그런 참모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보건·의료 전문가를 사회수석과 방역기획비서관에 임명한 것도 주목할 만하다. 코로나19 방역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문재인 정부의 실패뿐 아니라 차기 대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그간 사회정책비서관이 담당하던 방역과 접종 업무를 나눠 방역기획비서관을 신설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기모란 신임 방역기획관은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및 드라이브 스루 방식 등 방역 대책 마련과 국민들의 코로나19 이해에 크게 기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강 대변인은 “방역 정책 및 방역 조치를 전담하기 위해 신설되는 방역기획관실의 첫 비서관으로서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실질적 정책변화 이어져야

강민석 대변인의 후임으로 임명된 박경미 교육비서관에 대해선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 ‘대통령의 입’으로 불리는 대변인인 만큼 친문인사라는 것이 큰 단점은 아니지만 정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을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박 신임 대변인은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번으로 영입돼 국회의원을 지냈다. 지난해 4월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자마자 청와대로 자리를 옮겼다. 박 비서관은 2018년 11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월광(moonlight)’을 연주하며 “월광이 문 대통령의 성정(性情)을 닮았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 대변인은 후임인 박 신임 대변인에 대해 “정부 정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소통 능력을 바탕으로 청와대와 국민, 언론의 가교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간 ‘회전문 인사’에서 조금은 벗어난 인사지만 실질적인 정책 변화가 뒤따르지 않을 경우 인적쇄신은 ‘공염불’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신임 정무수석이 문 대통령과 다른 의견을 말했을 때 당내 친문 세력이나 강성 지지자들과의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과거 청와대에서 하지 못했던 야당과의 소통, 협치 등이 얼마나 활성화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부동산, 백신 확보 등 실패한 정책에 대해서도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안을 청와대에서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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