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마지막 총리..왜 김부겸인가
소통·통합 발휘할 적임자 평가
험지 출마 등 정치적 자산 쌓아
개인적으로 흠결도 없어
국토 노형욱·산업 문승욱·고용 안경덕·과기 임혜숙·해수 박준영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차기 국무총리로 지명했다. 이와 함께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개각과 청와대 정무수석 등 참모진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유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인선 결과를 발표했다. 청와대는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2인자’가 될 총리 후보로 김 전 장관을 낙점했다. 국토부 장관에는 노형욱 전 국무조정실장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문승욱 국무조정실 2차장을 지명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 장관에는 안경덕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상임위원을, 해양수산부 장관에는 박준영 현 차관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에는 임혜숙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을 발탁했다. 또 청와대 정무수석에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임명하는 등 일부 청와대 수석급과 비서관급 참모진을 교체했다.
김 총리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 말기에 소통과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할 적임자로 평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호남 출신이었던 이낙연·정세균 전 총리와 달리 대구·경북(TK) 출신으로, 여권에서 ‘지역 화합’의 상징으로 꼽힌다.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인 대구에서 2016년 20대 국회의원(수성갑)으로 당선되는 등 다른 여권 정치인에게는 없는 정치적 자산을 갖고 있다는 점도 인사 배경으로 거론된다. 문 대통령은 막판까지 총리 임명과 관련해 고려 사항으로 ‘지역’ ‘여성’ ‘경제’ 등을 올려놓았다가 지역 안배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가 4선 의원과 행안부 장관을 지내면서 이렇다 할 흠결이 드러나지 않은 것도 큰 장점으로 지목된다. 총리 임명에 국회 동의가 필요한 만큼 이 같은 ‘무결점’이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 후보군 중 김영주 전 한국무역협회장 등 일부 인사들이 고사하는 등 다른 적임자를 찾기 어려웠던 점도 김 후보자 인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후보자는 이날 인사 발표 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연수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 낮은 자세로 국정을 쇄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협치와 포용, 국민 통합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야당에 협조 구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성찰할 것은 성찰하고 혁신할 것은 혁신하겠다”며 “남은 1년 기간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일자리와 경제, 민생”이라고 강조했다.
여당내 非文…"지역주의 타파 정치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는 4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약 2년 동안 초대 행정안전부 장관을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의 불모지인 대구에서 2012년 19대 총선,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연거푸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도전이던 2016년 20대 총선(대구 수성갑)에서 김문수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후보를 꺾는 파란을 일으키면서 ‘전국구 스타’로 발돋움했다. 친문(친문재인)이 득세하는 민주당 내에선 비주류로 평가받는다.
여야 정치인들은 김 후보자에 대해 “통합과 화합을 상징하는 정치인”이라고 입을 모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현 야당 인사들과도 격의 없이 교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는 여권 잠룡으로 꼽힌다. 2017년 대선 때는 문재인 대통령, 이재명 경기지사, 안희정 충남지사와 함께 민주당 경선주자로 뛰기도 했다.
여권에서 이 전 총리 지지율이 고꾸라지고 정세균 전 총리 지지율도 답보상태인 상황에서 향후 이 지사와 함께 김 후보자가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자가 ‘정권 2인자’인 책임 총리로 문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반기를 들고 목소리를 낼수록 지지율이 올라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교안 전 총리 등 ‘정권 마지막’ 총리들이 대선주자로 부상하는 전례가 재연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1958년 경북 상주 출생
△서울대 정치학과
△민주통합당 최고위원
△제16·17·18·20대 국회의원
△행정안전부 장관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특별위원회 위원장
임도원/좌동욱 기자 van769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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