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성 히어로' 서울E 프런트의 숨은 노력, 팬들 마음에 '서울 더비' 아로새기다

이승우 2021. 4. 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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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OSEN=이승우 기자] 서울 이랜드의 첫 번째 ‘서울 더비’ 승리에는 구단 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

서울 이랜드는 지난 14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 FC서울과 경기에서 레안드로의 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팀 창단 후 열린 첫 번째 ‘서울 더비’에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서울 이랜드는 여러모로 큰 주목을 받았다. 과감한 로테이션에도 거함을 제압한 정정용 감독의 지략, K리그1 수비진을 상대로 존재감을 발휘한 이건희, 서울 더비 첫 골의 주인공 레안드로까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역사적인 더비 경기의 시작, 서울 이랜드의 승리에는 숨은 공신들이 있었다. 바로 서울 이랜드 구단 프런트다. 구단 직원들은 FC서울의 안방에서 치러지는 원정 경기임에도 팬들을 위해 2주 동안 서울 더비를 준비했다. 

▲ 팬을 위해서, '서울'을 새기다

일반적으로 프로축구 구단들은 원정 경기를 치른 때 많은 준비를 하지 않는다. 경기 운영은 홈팀의 몫이고, 원정팀은 상대 경기장에 방문하는 손님에 가깝다. 그럼에도 서울 이랜드가 2주간의 노력을 쏟은 것은 팬들 때문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K리그와 FA컵 경기에는 원정 응원석을 운영하지 않는다. 방역을 위해 금지하고 있는 육성 응원을 차단하고, 자칫 발생할 수 있는 홈-원정팬의 충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그 때문에 서울 이랜드 팬들에게 첫 번째 서울 더비 직관은 언감생심일 수밖에 없다. 

'서울 더비' 포스터 [사진] 서울 이랜드 제공

서울 이랜드 구단은 팬들과 함께 서울 더비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강구했다. 그 중 가장 많은 공을 들인 것이 서울 더비 포스터였다. 각각 서울 동남권과 서북권을 기반으로 한 서울 이랜드, FC서울의 상징색을 포스터에 녹였다. 포스터를 왼쪽 하단을 기준으로 우상향하는 대각선으로 2등분 한 후 왼쪽엔 FC서울의 빨간색, 오른쪽엔 서울 이랜드의 푸른색으로 채웠다. 여기에 양 팀 홈구장과 각 권역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들을 새겼다. 

아울러 서울 이랜드는 SNS를 통해 ‘당신에게 서울 더비란?’ 댓글 이벤트를 진행했다. 약 300명의 팬들이 참여했고, 35명의 당첨자에게 정정용 감독과 1군 선수들 34명의 출사표와 친필 사인이 담긴 경기 포스터를 전달했다. 각각의 팬들이 받은 포스터는 세계 유일의 ‘한정판’인 셈이다. 그밖에도 서울 이랜드 구단은 팬들에게 서울 더비의 현장감을 전하기 위한 기획 영상을 제작해 16일 공개했다.

서울 이랜드 관계자는 “우리 팀을 강조하는 것보다 ‘서울’이라는 도시에서 열리는 축구 경기라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 포스터에 대한 좋은 평가가 있어서 뿌듯하다”라고 전했다. 이어 “팬들에게 서울 더비가 구단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라는 것을 알았다. 젊은 직원들은 창단 때부터 일한 것이 아니지만 창단 때부터 팀을 응원해주신 팬들이 계신다”라며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한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 더비' 포스터에 적힌 출사표. [사진] 서울 이랜드 제공

▲ 2021년엔 K리그1에서 '서울 더비'를 기원하다

비록 K리그1 무대가 아닌 FA컵에서 성사된 서울 더비지만 서울 이랜드 구단 입장에서 많은 것을 얻은 경기였다. 구단은 이번 경기를 준비하며 구단간의 스토리, 라이벌리 형성에 중점을 뒀다. 특히 서울 더비가 열린 날이 그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했다. 이랜드 그룹은 지난 2014년 4월 14일 서울 이랜드 창단의향서를 제출했다. 7년이 흐른 2021년 4월 14일 대한민국 축구의 성지라 불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FC서울을 제압했다.

구단 관계자는 “내부에선 승격을 이뤄 리그에서 서울 더비를 원했지만 팬들에게 이번 경기를 통해 조금이나마 보답했다고 생각한다. 2022시즌엔 K리그1에서 경기를 치르길 바라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서울 이랜드는 모기업과 협업을 통해 서울 더비를 알리는 데 화력을 보탰다. 이랜드 그룹의 콘텐츠와 채널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으로 더비 흥행에 힘을 쏟았다. 특히 이랜드리테일이 운영하는 통합 온라인몰 이랜드몰과 함께 진행한 ‘서울 더비 응원 이벤트’가 대표적이다. 이랜드몰과 서울 이랜드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진행된 이 이벤트는 많은 팬들의 호응을 받았다. 

이랜드 그룹 내 배포된 정정용 감독 인터뷰 기사. [사진] 서울 이랜드 제공

서울 이랜드는 장기적으로 서울 더비를 프로야구의 유통 더비(SSG-롯데)와 같이 리그를 활성화할 수 있는 대표적인 라이벌 매치로 키우겠다는 의지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랜드 그룹 역시 서울 더비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며 협업을 진행했다. 홍보담당부서에서 서울 더비와 관련해 정정용 감독과 인터뷰를 하고, FC서울전 승리 소식을 빠르게 전할 정도였다. 

서울 이랜드는 서울 더비를 통해 경기 내적, 외적으로 모든 것을 챙겼다. 팬들을 위한 이벤트로 분위기를 끌어올렸고, 그 과정에서 모기업에 구단의 목표와 성과를 어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그 무엇보다 승리로 서울 더비의 시작을 알린 것이 화룡점정이었다. /raul164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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