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등판' 이재명 '독자 정책' 이낙연 '친문 행보'..與 대선판 움직인다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정세균 국무총리가 퇴임하며 대선 레이스 동참을 예고하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중심으로 유지되던 여권 대선판에 정 총리가 등판하면서 대선주자 간 경쟁이 본격화할 조짐이다. '젊은 피' 박용진 의원도 보폭을 넓히며 대선구도에 생기를 불어넣고 있다.
청와대는 16일 개각을 발표하고 문재인 정부 세 번째 국무총리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정했다. 정 총리는 1년3개월 간의 재임 기간을 끝으로 이날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정 총리가 여의도 정치권으로 돌아오면서 여권 대선주자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 총리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한자릿수 지지율에 그치고 있지만 '범친문'으로 분류되는 데다 당내 기반이 탄탄해 속단할 수 없다.
정 총리는 내달 2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구성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 측근은 이날 뉴스1과 통화에서 "전당대회가 끝날 때까지는 정중동(靜中動)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정 총리는 4·19 혁명 기념 행사 참석을 검토하는 것 외에 당분간 별다른 일정 없이 잠행을 이어갈 것이라고 한다.
여권 주자 중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책 선명성을 앞세워 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여의도로 보폭도 넓히고 있다. 이 지사는 정책협의회와 국회 토론회 등을 통해 당내 세력 운집에 나서고 있다. 오는 20일에는 국회에서 '청소·경비노동자 휴게시설 개선 토론회'를 열고 내달에는 '2021 DMZ 포럼'을 주관해 노동·대북정책 메시지도 낼 것으로 보인다.
고정 지지층과 지지율을 토대로 기본소득 정책에 이어 방역에 있어서도 본인만의 정책을 구축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 지사는 전날(15일)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확보, 접종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국내에서 접종 중인 코로나19 백신 이외에) 새롭게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서 접종할 수 있을지를 실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청와대와 선긋기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지사의 발언이 정부의 백신 접종 정책에 대한 불신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다른 대선 주자들이 문재인 정부의 성공에 초점을 맞추는 만큼 독자적인 입지를 확보하려는 행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친문 주자 입지를 공고히 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4·7 재보궐 선거 패배의 책임이 있는 만큼 문재인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하며 역전을 노리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자가격리가 해제된 전날 이낙연계 의원 약 25명과 토론을 벌이는 과정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며 "문재인 정부에서 절반 이상 2인자(국무총리)를 했는데 내가 다른 소리를 하는 것은 '사기'"라며 "(대통령을) 안 했으면 안 했지, 그 짓(차별화)은 못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대표는 당분간 여의도 정치에 거리를 두고 지역을 돌며 다양한 계층·세대와 만나 소통에 주력할 계획이다. 자신이 당 대표 시절 제안한 신복지 제도의 구체화도 추진한다.
일찌감치 대선 출마 의지를 밝힌 재선의 박용진 의원은 70년대생 정치인의 장점을 살려 '쇄신' 이미지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재보선 참패 이후 당내에서 쇄신 목소리를 키우며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박 의원은 최근 '조국 사태'를 패인으로 지목한 당 초선 의원들이 강성 당원들로부터 '문자 폭탄'와 인신공격성 댓글 등으로 집중 공격을 당하자 "그 정도의 반성과 의견 표출조차도 쏟아지는 문자와 댓글로 위축된다면 국민들은 오히려 민주당의 경직성에 더 실망하게 될 것"이라고 이들을 응원했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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