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남 매달리는 與..이제와서 '군경력 인정법' 꺼내든다

이지용,양연호 2021. 4. 16.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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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때 확인한 20대男 표심
공기업 군필패싱에 반발 커져
민주당 초선 전용기·김남국
공기업 경력반영 의무화하고
지자체 채용 인정받도록 추진
위헌 군가산점 부활 언급도
野 "민간기업도 군필 반영을"
2019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전역예정장병 취업박람회`를 찾은 한 장병이 취업박람회장 안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 매경DB]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 공공기관들이 승진 자격 심사에서 군 복무 경력 제외를 추진해 '2030' 남성들의 거센 반발을 사자 여야 정치권이 군 복무 경력을 취업·승진 때 반드시 반영하도록 하는 법안을 잇달아 발의하고 나섰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확인된 '이남자'(20대 남성) 유권자층의 싸늘한 표심을 돌려세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공무원 채용 때 군 가산점 재도입까지 꺼내들었지만 가산점의 경우 채용 비율 자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며 이미 위헌판결이 난 사안이어서 표심만 노린 '공수표'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5일 공기업 승진 평가에 군 경력 반영을 의무화하는 법안(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남녀고용평등법과 충돌을 고려해 '제대군인지원법'에 공기업 및 공공기관이 의무복무자의 군 경력을 승진 평가에 반드시 반영하도록 했다.

초선 의원인 전 의원이 군 경력 승진 평가 반영 법안을 낸 것은 4·7 재보궐선거에서 여당이 참패한 원인으로 꼽힌 '20대 남자'를 달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0대 남자들은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오세훈 시장에게 70%가 넘는 몰표를 줬는데 문재인정부가 여성 중심 정책을 추진한 데 따른 역풍이란 평가가 많았다.

올해 초 기획재정부는 공기업들의 승진 자격 심사에서 군 복무 경력을 제외하도록 공문을 보내 권고했다. 현재 340개 공공기관 중 입사 전 군 경력을 승진에 반영하는 기관은 한전 등 15개 기관이다. 기재부 측은 "근로기준법 제6조는 남녀의 성을 이유로 차별적 대우를 하지 못하게 하고 남녀고용평등법 제10조는 승진에서 남녀를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를 위반할 소지가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후 한전과 한수원이 남성들의 군 복무 경력을 승진 자격 기간에 반영하지 않는 방안을 추진하자 2030 군필 남성들이 '역차별'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초선 의원인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군 복무를 마친 전역자들이 정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국가공무원법 개정 등을 통해 전국 지자체 채용 시 군에서의 전문 경력이 인정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대 남자 표심을 잡기 위한 구애는 야당도 예외가 아니다. 이번엔 야당 손을 들어줬지만 내년 대선에선 어디로 표심이 튈지 아직 예측 불허이기 때문이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은 취업지원실시기관이 승진 심사를 할 때 군필 직원의 군 복무 기간을 인정하도록 하고 이를 이행하는 사기업체에 국가가 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제대군인지원법'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공기업뿐 아니라 민간기업에서 전역 장병의 군 경력을 인정해주는 비율도 4년 전 40.5%에서 작년 말 39.7%로 매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정치권 움직임이 소리만 요란할 뿐 실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란 전망도 많다. 전 의원은 "군가산점 재도입에 대한 논의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1999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판결이 내려져 폐지된 사안이다. 정치권이 결국 진짜 추진할 마음도 없으면서 '아니면 말고'식으로 논란이 이는 순간만 2030대 남성들 표심을 달래고 보자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엘림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의무 군 복무를 마친 남성은 사회 진출이 늦어지고 임금·경력 등에서 손해를 보는 구조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채용 후 호봉 인정 등에서 적정한 보상이 필요한 건 맞지만 채용 과정부터 가점을 주는 것은 논란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지용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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