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원내대표 윤호중..쇄신 요구에도 '강성 친문' 전면에

성승훈 2021. 4. 16.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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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61.5% 득표로 당선..'非文' 박완주 38.5% 선전
尹, 비대위원장 겸직하며
재보선 참패 수습 나서
尹 "개혁 흔들림없이 추진
속도조절은 핑계일 뿐"
자영업자 손실보상 소급 추진
부동산 정책 변화도 시사
野 "불통..과거로 회귀"
여당 쇄신을 이끌 원내 사령탑으로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4선·경기 구리)이 선출됐다.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또다시 강성 친문(親文) 인사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유능한 개혁정당으로 거듭나겠다"면서도 부동산 정책은 개선할 의지를 밝혔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손실 보상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또 "검찰·언론 개혁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해 향후 입법 과정에서 야당과 또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윤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이 투표에 참여해 전체 169표 중에서 104표(61.5%)를 얻어 결선투표 없이 당선됐다. 경쟁 상대였던 박완주 의원은 65표(38.5%)에 그치면서 고배를 마셨다. 다만 163명 중에서 154명이 친문 후보인 김태년·전해철 의원을 지지했던 지난 경선과 비교하면 이번에는 친문 세력을 겨냥한 견제 심리가 더욱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윤 원내대표는 "재보선 패배의 늪에서 벗어나 일하는 민주당과 유능한 개혁 정당으로 가자는 뜻"이라며 "다시 사랑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분골쇄신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앞서 정견 발표에선 개혁을 11차례 외치기도 했다. 그는 "국민께서 대한민국을 개혁하라고 180석 총선 승리를 만들어주셨다"며 "속도 조절이나 다음에 하자는 말은 핑계일 뿐"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지금 개혁하지 않으면 언제 할 수 있느냐"면서 검찰·언론 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민생과 부동산 안정도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운영제한과 집합금지로 피해받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은 소급해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도 내비쳤다. 그는 "정부 정책이라도 문제가 있다면 과감히 바꾸겠다"면서 "1가구 1주택을 원칙으로 실수요자를 위한 공급 확대와 금융·세제 지원을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현장 점검을 통해 정책 효과와 부작용을 세밀히 살펴볼 계획이다.

당 혁신을 위해 소통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적 원내 운영을 위해 선수별 의원총회를 도입하고 추천된 의원을 원내부대표로 임명하겠다"고 말했다. 또 "상반기에 초선 의원들과 문재인 대통령이 함께하는 정책간담회를 추진하고 상임위원회별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의원들의 정책 수립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새로운 원내대표가 매듭지어야 할 문제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재보선 참패로 당내 혼란이 가중됐고 당심과 민심이 괴리됐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5·2 전당대회까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해 쇄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비주류가 선전했지만 친문 세력이 원내 사령탑을 장악한 것을 놓고서도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강성 지지자에게 자제를 요청하며 화합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인신공격과 폄하를 삼가고, 의견이 다른 당원들 사이에 공존할 수 있는 민주주의 정당을 만들어달라는 요청을 반복해 드린다"며 갈등 봉합에 나섰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해선 말을 아끼며 불씨를 남겼다. 윤 원내대표는 "지난해 총선에서 확인한 것은 2030 청년들이 공정에 관심이 많고 민감하다는 것"이라며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만 말했다. 그동안 윤 원내대표는 조국 문제는 지난해 총선에서 평가됐다고 강조해왔다.

협치의 문이 좁아진 것도 과제로 꼽힌다. 쟁점이 산적해 있지만 상임위원장을 재배분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윤 원내대표는 "작년에 협상이 마무리됐고 본회의에서 선출됐기 때문에 이 문제로 여야 관계가 파행될 이유는 없다"며 강경론을 펼쳤다. 공석이 된 법제사법위원장에 대해서도 "당내 적임자를 찾아볼 것"이라며 야당에 넘기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야당은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축하만 건네기엔 시국이 너무나 위중하다"며 "법사위원장으로서 불통과 독주를 보여왔고, 지난 선거에선 야당을 폄훼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성·개혁을 요구하는 국민 바람과 달리 과거 회귀가 아니냐는 걱정도 존재한다"면서 "정권 무능을 질책하며 야당을 국정운영 동반자로 존중하는 협치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윤 원내대표는…

△1963년 경기 가평 △서울대 철학과 △17·19·20·21대 국회의원 △2012년 민주통합당 사무총장 △2016년 민주당 정책위의장 △2020년 국회 법사위원장

[성승훈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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