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놓칠 뻔 했잖아요" 김포공항 대기줄 수백m, 무슨 일?
20대 김모씨는 최근 제주도에 가기 위해 김포공항을 찾았다. 하지만 예상보다 사람이 붐벼 탑승 마감 시각 3분 전에야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었다. 김씨는 “신분 확인을 받는 줄이 너무 길었다. 하마터면 비행기를 놓칠 뻔했다”고 했다.
코로나 사태에도 불구하고 김포공항이 극심하게 붐비면서 승객 불편이 심해지고 있다. 일부 승객들이 제 시간에 비행기에 타지 못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고, 이로 인해 항공기 지연까지 발생하고 있다. 급기야 항공사들이 모인 ‘김포공항 항공사운영위원회(AOC)’는 16일 ‘김포공항 혼잡도가 항공기 운영에 지장을 줄 정도이니, 개선해달라’는 공문을 한국공항공사에 보냈다.
항공사들은 공항 혼잡이 4월부터 강화된 보안검색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포공항은 이달 초부터 총 탑승객의 30%에 대해 신분증과 탑승권을 확인할 때 개인정보를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 이전에는 탑승객의 10%에 대해 확인했는데, 이 비율을 크게 높인 것이다. 국토부도 이달 초 이런 내용의 지침을 공항공사에 내렸다.
배경엔 지난해부터 전국 공항 국내선에서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신분증 도용 사고가 있다. 작년 10월 광주공항에서는 가출한 초등학생이 언니 신분증으로 항공권을 끊어 아무런 제지 없이 비행기를 타고 제주공항까지 갔다. 광주공항에서는 최근 1년간 신분증 도용 사고가 5건 발생했다. 작년 6월 제주공항에서도 10대 소년이 공항에서 주운 신분증으로 김해공항으로 가던 비행기에 탑승했다가 승무원에게 적발됐다.
항공사들은 보안 절차 강화로 국내선 탑승 수속에 걸리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객들에게 공항에 출발 1시간 30분 전에 와달라고 하고 있는데도, 탑승을 못하는 승객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항공사들은 한국공항공사가 보안 검색원을 더 늘리지 않아 시간이 더 걸린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장 혼잡한 주말 오전 7~9시에 약 8300명의 승객이 출발장을 통과하는데 신원 확인 인원은 8명에 그친다고 한다. AOC 관계자는 “이런 상태가 이어지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일단 급한대로 보안 검색 인원을 늘리고, 장기적으로는 자동화 시스템을 대거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한국공항공사는 “보안 절차 강화 외에도 승객이 크게 늘어나는 등 여러가지 이유가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이다. 공사에 따르면 이달 4월 1~13일 김포공항 출발 승객은 97만명으로 코로나 사태가 없던 2019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10만명 더 늘었다. 공사 관계자는 “문제 해결을 위해 검색 인원을 늘리는 등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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