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월급 주냐"..라마단 금식한 경호원에 총 겨눈 고용주

김영은 인턴기자 2021. 4. 16.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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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마단 금식'을 지키는 경호원들을 폭행하고, 총을 겨눠 협박한 고용주가 경찰에 넘겨졌다.

피해 경호원들은 "A씨와 각각 3년, 7년 동안 함께했다"며 "그간 A씨는 늘 라마단 금식을 하지 말라고 강요했고, 금식을 지켰다는 이유로 허리춤에 있던 총까지 꺼내 겨눴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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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식을 했다는 이유로 고용주에게 폭행 당한 두 경호원의 사진.

‘라마단 금식’을 지키는 경호원들을 폭행하고, 총을 겨눠 협박한 고용주가 경찰에 넘겨졌다.

16일 하리안메트로 등 말레이시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3일 셀랑고르주 클랑의 한 주택에서 고용주 A(43)씨가 경호원 B(43)씨, C(26)씨를 회초리와 주먹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용주 A씨는 이들에게 "라마단 금식을 하느냐"고 물었고, 이들이 "금식 중"이라고 답하자 뺨을 때리며 폭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내가 굶지 말라고 하지 않았냐. 신(알라)이 당신들에게 월급을 주냐"며 격노했다고 한다.

경찰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경호원들의 등엔 시뻘건 맷자국과 피멍 등 매질로 인한 상처가 남아있었다. 피해 경호원들은 "A씨와 각각 3년, 7년 동안 함께했다"며 "그간 A씨는 늘 라마단 금식을 하지 말라고 강요했고, 금식을 지켰다는 이유로 허리춤에 있던 총까지 꺼내 겨눴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 이슬람 신자들은 이달 13일부터 한 달간 라마단이 시작됨에 따라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에 돌입했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월을 뜻하는 말로, 이 기간 동안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하는 행위는 무슬림의 5대 종교적 의무 중 하나로 여겨진다.

무슬림들은 해가 떠 있는 동안 음식은 물론, 물 등의 액체도 마시지 않는다. 어린이, 노약자, 환자, 임산부 등은 제외한다. 무슬림들은 이같은 고행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반성하거나 사회적 약자를 떠올리는 시간을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에서 경호원들을 때린 A씨에 대한 인종, 종교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이같은 폭행사건은 인종적 문제가 아니다"라며 "소셜미디어(SNS)에서 갈등을 조장하지 말아달라"고 강조했다. 말레이시아의 국교는 이슬람교이고, 인구 약 절반(60%)을 차지하는 말레이계 시민이 이슬람교를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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