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도 사람도 모두 크네..도자로 만든 거인의 세계
흙의 힘 보여주기 위해
대형 작품 제작해 전시
"흙을 지배하려 했으나
지금은 받아들이고 있다"
서울 원서동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에서 만난 이헌정 작가(54)은 "어딘가 미완성된 것 같은 거인은 내 자화상이다"며 "아직도 도예를 맴도는 내 여행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작가는 "젊었을 때는 흙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했는데 요즘은 흙을 받아들인다"며 "내가 아니라 흙이 주체가 되는 느낌이 강해진다. 균형의 중심이 흙으로 가고 내가 재료에 녹아드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흙을 의인화시킨 '흙의 일상'을 개인전 주제로 정했다. 흙과 불로 이룰 수 있는 현대미술의 가능성을 확장하는 작품들을 펼쳤다. 깨지기 쉬운 도자로 거인을 만들고 방 바닥과 천장, 조명까지 무한 변주를 보여준다.
"작은 찻잔에 담긴 물을 보면서 무한 우주를 느낀 적이 있어요. 다도(茶道)를 정신적 제의로 여기는 이유이기도 하죠. 그리고 건축가가 만든 공간이 인간의 행태를 담는 그릇이라고 생각하기도 해요. 건축가의 방과 도예가의 그릇을 바꾸면 어떨까 해서 '도예가의 방 혹은 건축가의 그릇'을 제작했죠."
"인류 최초 인물 조각상인 '빌렌도르프의 비너스'가 작지만 매력적이어서 제 방식 대로 변형시켰어요. 예전 의자 작품과 잘 어울려서 그 위에 올려놨고요. 저는 아이들이 장난하듯이 즉흥적으로 작품을 만들어요. 농담하듯이 유약 대신 페인트를 칠해보고요."
2005년 서울 청계천에 길이 192m 도자 벽화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를 설치하고 개인전 40여회를 이어온 작가는 그간 작업 과정을 '여행'에 비유했다.
도자로 만든 가구 작품 '아트퍼니처'는 2009년 스위스 디자인 바젤에서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가 구입하면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전시는 8월 22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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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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