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건강하게, 아이럽 우유

김효혜 2021. 4. 16.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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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소비 新 풍속도
코로나·건강식품 열풍 타고
향미우유 소비 줄었지만
두유·귀리 등 대체우유는
시장규모 4년새 5.3배로 성장
소화 잘되는 락토프리우유
유통기한 늘린 멸균우유도 인기
한국인에게 우유만큼 오랫동안 꾸준히 사랑받아 온 건강 음료가 또 있을까. '목이 말라서, 배가 고파서, 맛이 있어서, 영양을 챙기려고' 등 저마다 우유를 마시는 이유는 다양하지만, 공통적인 것은 사람들이 우유를 '건강한 먹거리'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흔히 하는 '우유를 많이 마셔야 키가 큰다'는 얘기가 그렇다. 자라며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 봤을 그 말의 진위는 정확히 가려진 바 없으나, 우유 속에는 칼슘을 비롯한 각종 영양 성분이 풍부하니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점은 확실하다.

코로나19라는 끔찍한 전염병의 여파로 현대인은 건강과 면역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됐다. 건강에 좋고 면역력을 키워 주는 음식의 선호가 올라간 것은 당연한 일이다. 우유에 대한 사랑도 더불어 커졌다.

실제로 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발행한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국내 우유시장 규모는 최근 5년 동안 평균 1.7%씩 꾸준히 증가해 2020년에는 3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소비량은 434만5185t이나 된다. 역대 최대다.

국내 우유시장은 여러 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업체별 시장점유율을 살펴보면 서울우유가 29.1%로 가장 높고 매일유업(17.6%)과 남양유업(10.2%)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칼슘, 락토프리, 단백질 우유뿐만 아니라 두유 등 대체유까지 여러 제품군을 보유한 매일유업이 전년 대비 4.1% 증가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제품군별 소비량을 살펴보면 일반우유(흰 우유)는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며, 향미우유는 하락, 대체우유는 증가했다. 사실상 대체우유의 소비량 증가가 전체 우유 소비량 증가를 견인한 것이다.

일반우유 소비량은 코로나19로 학교급식이 자주 중단된 상황에서도 예년과 비슷하게 유지됐다. 유업체들의 적극적인 할인행사와 길어진 집콕으로 가정 내 소비가 늘어난 까닭으로 분석된다.

반면 학생들이 주 고객인 딸기·바나나·초코 우유 등 향미우유 소비량은 감소세를 보였다. 등교제한 탓에 10대 학생이 주로 소비하는 향미우유 소비가 줄어든 것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건강'이라는 효용을 강조한 대체우유 시장의 확대다. 두유, 귀리·흑임자·아몬드 우유 등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우유 시장의 지난해 규모는 2019년에 비해 6% 이상 성장했다.

2016년 83억원 수준이었던 대체우유 시장 규모는 연평균 51%씩 성장해 2020년에는 431억원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 자료(Drinking milk product in South Korea)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라면 2025년 대체우유 시장은 668억원 수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체 인구 10명 중 7명꼴로 유당불내증이 있는 우리나라에서 두유는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채식을 하고 싶은 사람, 건강을 위해 동물성 식재료 섭취를 줄이고 싶은 사람 등에게 단백질 가득한 두유는 우유를 대신할 좋은 대안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가공업체들은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며 다이어트족과 홈트족을 공략하고 나섰다. 집에서 운동을 하는 사람들과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백질, 칼슘 등 기능성을 더한 제품을 출시했다. 아몬드브리즈프로틴, 베지밀고단백두유, 매일두유99.89 등이 그 예다.

멸균우유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온라인 우유 시장이 확대되면서 멸균우유 또한 판매량이 상당폭 증가했다. 온라인 유통 채널을 통해 우유를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장기간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는 멸균우유도 함께 인기를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2020년에는 호주, 독일, 이탈리아 등의 수입멸균우유가 새로운 인기 품목으로 떠올랐다. 소화가 잘된다고 알려진 '락토프리 우유'도 관심을 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등의 우유 판매는 소폭 하락한 데 비해 온라인을 통한 우유 소비는 31.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이 아니다. 우유 시장의 전반적인 성장에 따라 '프리미엄 우유' 시장도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SPC삼립은 지난 2월, '로얄리치 저지밀크'를 출시했다. 저지우유는 영국령 저지섬에 서식하는 황금빛 젖소 '저지종(Jersey)'에게서 생산하는 우유다. 현재 저지종은 영국 왕실에 전용 우유 공급을 위해 왕실 목장에서도 사육되고 있다.

저지우유는 일반우유(홀스타인종)에 비해 생산량이 적지만 부드럽고 고소한 풍미에 단백질 칼슘 등 영양이 풍부해 더욱 인기다. 2월 중순부터 SPC그룹 계열 브랜드인 파리바게뜨, 파리크라상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카페라테, 카푸치노 등에도 적용되면서 조용한 성장을 이어 가고 있다.

코스트코에서 판매하는 동원F&B의 '덴마크 얼리브 프리미엄 우유'는 무항생제 우유라는 입소문을 통해 스테디셀러로 거듭나고 있다. 존쿡델리미트 등 식육가공품 전문업체 에스푸드가 유통하는 설성우유는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900㎖ 기준 4980원)에도 맘카페 등 커뮤니티에서 자주 거론되는 인기 품목이다.

SPC삼립 관계자는 "채식 인구가 늘고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우유와 관련 제품 성장이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라며 "향후 푸드테크를 접목시킨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김효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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