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있네요" 댓글 수북..불편해도 괜찮아, 장롱속 '필카'의 부활

이충우 2021. 4. 16.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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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름카메라
장롱 속 필카의 부활
불편해도 괜찮아
2030세대가 주도
필름 원판·사진 앨범
정감 가는 아날로그
"느낌 있네요" 댓글 수북
부품 없어 수리 힘들다?
새로 깎아 만들면 되지!
① 디지털 카메라 시대지만 필름 카메라의 감성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경복궁을 찾은 한 여성이 1976년 처음 생산된 캐논 AE-1으로 사진을 찍고 있다.
세월의 뒤안길로 장롱 속에서 잠자고 있던 필름 카메라가 젊은 사람들의 손으로 다시 돌아왔다. 생각나는 대로 찍고 액정 화면으로 바로 확인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는 인스턴트 사진 시대다. 그런데 바로 확인할 수 없어 어떤 사진이 나올지 궁금해해야 하고 한 장 한 장 찍으면서 불안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 '불편하기만 한' 필름 사진이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필름 사진에 대한 관심은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 SNS에서 #감성사진#필름#필름사진 등의 해시태그가 달린 게시물은 많은 인기를 모으고 "느낌이 있네요" "감성적이네요" 등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② 남산골 한옥마을을 찾은 한 남성이 사진을 찍고 있다.
대부분의 필름 카메라는 만들어진 지 수십 년이 넘는다. 장롱 안에서 오랜 시간 있다 보니 부식되기도 하고 곰팡이 등이 카메라를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든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오래된 기계식 필름 카메라를 수리해 주는 곳이 꽤 있다. 서울 남대문 근처에 위치한 한 카메라 수리점 장인의 말이다. "할아버지 때부터 쓰던 건데 무조건 고쳐 주세요. 어릴 적부터 사용해 온 거라 꼭 고쳐서 다시 써야 해요 등 여러 가지 사연들이 있더군요."
▲③ 청계천에 위치한 한 필름 현상소 라이트박스에 슬라이드 필름과 사진을 확대해 보기 위한 루페가 올려져 있다. ④ 종로구 예지동에 위치한 카메라 판매점에서 사장이 필름 카메라를 정리하고 있다. ⑤ 충무로에 위치한 한 카메라 매장을 찾은 손님이 최초로 35㎜ 카메라를 만든 회사의 제품을 만져보고 있다. ⑥ 청계천에 위치한 한 필름 현상소 바구니에 필름 매거진이 가득 쌓여 있다.이 필름 매거진은 재활용한다. ⑦ 경복궁을 찾은 한 여성이 한복을 곱게 입고 클래식한 카메라를 메고 있다. ⑧ 남대문에 위치한 캐논과 니콘 카메라 수리점에서박종원 장인이 카메라를 수리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와는 수리부터 다르다. 디지털 카메라는 컴퓨터처럼 부품을 바꿔 주면 되고, 만약 부품이 없으면 수리는 불가하다. 하지만 필름 카메라는 부품이 없어도 그 부품을 아예 깎아서 만들어 수리를 할 수 있다. 이름바 맞춤형 부품이다. 이것이 디지털 카메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값어치가 떨어지지만, 필름 카메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가 올라가는 이유 중 하나다.

필름 카메라를 쓰는 사람들은 감성적인 매력과 사진을 찍고 현상하며 내가 찍은 사진이 어떻게 나올지 기다리는 걸 즐긴다. 디지털 카메라와는 달리 필름 원판으로 남는다. 어디로 갔는지 금방 사라지는 디지털 사진보다는 책상 속 서랍에 남은 원판 필름, 사진첩에 담긴 앨범, 이게 정감이 더 가는 이유다. 바로 아날로그 감성이다. 이런 공감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촬영은 물론 현상·인화까지 배우려는 사람들이 사진 작업실을 찾는다.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로 흉내 내기 어려운 색감 등 필름 카메라만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낌이 2030세대를 매혹시켰다. 장인은 말한다. "디지털 세대의 감각과 필름 카메라의 감성이 조합돼 젊은이들이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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