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방역에 초점 맞춘 개각·靑 개편..'울산 사건' 기소 이진석은 유임

손덕호 기자 2021. 4. 16.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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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세 번째 국무총리로 TK 출신 비주류 김부겸

靑 정무수석도 非文 이철희…"NO라고 말하겠다"

코로나 방역 전담할 방역기획관 신설해 기모란 내정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단행한 국무총리 교체와 5개 부처 개각, 청와대 참모진 개편은 4·7 재보궐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수용하고 화합에 초점을 두면서, 코로나19 방역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그러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진석 국정상황실장은 교체 대상에서 빠졌다.

2018년 7월 경찰청장 임명식에 참석하는 문재인 대통령과 김부겸 당시 행정안전부 장관.

문 대통령은 이날 정세균 국무총리의 후임에 김부겸 전 행정안전부 장관을 임명했다. 김 의원은 4선 의원 출신에 문재인 정부 초대 행안부 장관을 지낸 여당 중진이지만, 당내에선 비주류에 속한다. 문재인 정부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대구·경북(TK)이 정치적 기반이란 점에서, 임기 말 안정적 국정운영을 위한 '소통'과 '화합' 차원의 인사라는 평가다. 한나라당 출신으로, 주호영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등과도 오랜 친분이 있다.

문 대통령은 총리 교체와 함께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고용노동부, 해양수산부 등 5개 부처에 대한 개각을 동시에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 들어 현역 의원이 장관이 되는 경우가 꽤 많았으나, 이번에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내정되지 않았다.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신임 국무총리와 5개 부처 장관을 발표한 뒤 "이번 개각을 지난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정부에 대한 요구를 겸허히 수용하고, 심기일전해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철희 신임 정무수석(오른쪽)이 16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인사말을 마치고 최재성 정무수석과 손잡고 대화하고 있다.

차기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진 정 총리와 사의를 밝혔던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이날 퇴임한다. 변 장관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으로 재임할 때 발생한 직원들이 땅 투기가 문 대통령 지지율 악화의 원인이 됐다는 점에서, 인사 발표와 동시에 사표를 수리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정무수석도 친문(親文) 핵심 최재성 수석에서 비문(非文) 이철희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바뀌었다. 이 신임 수석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다른 의견'을 전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조금 다른 생각, 여러 가지 옵션을 대통령이 충분히 검토해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게 하는 것이 제가 해야 될 역할"이라고 했다. 이어 "4·7 선거에서 드러난 민심을 잘 헤아리고, 할말은 하고, 또 어떨 때는 아닌 것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헌신하는 참모가 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 청와대 참모진 개편으로 코로나 방역에도 더 집중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사회정책비서관이 하는 방역 업무에서 방역과 접종을 나누고, 방역 정책을 전담할 방역기획관을 신설했다. 첫 방역기획관에는 대한예방의학회 코로나19대책위원회 위원장인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를 내정했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기 신임 방역기획관에 대해 "예방의학 전문가로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과 드라이브스루 방식 등 방역 대책 마련과 국민들의 코로나19 이해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방역 정책과 조치를 전담하기 위해 신설되는 방역기획관실의 첫 비서관으로 역할을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신임 사회수석에도 보건복지부에서 오래 근무했고, 보건학 박사학위가 있는 이태한 국민건강보험공단 상임감사를 임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신임 사회수석은 "보건의료·사회복지·인구정책 등 다양한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행정 전문가"라며 "코로나19 극복과 포용국가 실현을 위한 사회 정책의 핵심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진석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이번 청와대 참모진 인사에서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이진석 실장은 유임됐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권상대)는 이 실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 실장이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으로 재직하며 2018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장 재선에 도전하던 김기현 당시 시장(현 국민의힘 의원)의 핵심 공약인 산업재해모병원 예비타당성 조사 발표를 늦추는 데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다만 이 실장 유임 역시 코로나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 9일 이 실장이 기소되자 "검찰 기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면서도 "다만, 코로나 대응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기소를 해서 유감"이라고 했다. 의사 출신인 이 실장은 코로나 대응에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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