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명문 대학으로 가는 '또 하나의 문'

문혜진 2021. 4. 16.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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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연재] 미국 커뮤니티 칼리지 <1>  


23년 전 미국으로 유학 온 후 14년째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에서 거주하고 있는 필자는 한국과 미국 교육의 차이점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 교육에서 특히 안타까웠던 부분은 대학 입시에 실패하면 재수, 삼수를 하며 계속 고등학교 과정에 발이 묶여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국에는 대학 입시에 실패할 경우 재수를 하지 않아도 원하는 대학의 편입을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4년 제 대학으로 가는 다리 역할을 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입니다. 


앞으로 연재를 통해 국내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 시스템을 자세히 소개해 보고자 합니다. 


◆미국 명문 공립 대학 UC 버클리 정문 앞 ⓒ문혜진  


코로나에도 최다 응시생 몰린 캘리포니아주 명문대학들, 하지만…


한국의 “입시 지옥”까지는 아니지만 미국에서도 명문대 입학은 퍽 어렵습니다. 특히 미국 전체 공립대학 순위 1-2위를 뽐내는 캘리포니아주 UCLA와 UC 버클리는 캘리포니아 거주 학생뿐만 아니라 미국 전역, 그리고 세계 곳곳의 학생들이 응시해 이 대학들의 입시 경쟁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코로나 19 대유행으로 대부분의 미국 대학이 2021년 입시에 적잖은 혼돈과 변화를 겪은 와중에 캘리포니아 주를 대표하는 UC대학들(University of California)엔 입시 역사상 가장 많은 응시생이 몰렸습니다. 대학의 컴퓨터 서버가 마비되어 마감 일이 일주일이나 연장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입시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입시 이후입니다. 원하는 대학에 떨어졌어도 재수 삼수를 선택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입시에 실패해도 곧바로 편입을 준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에서 ‘편입의 길’을 주도하며 4년제 대학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곳, 바로 ‘커뮤니티 칼리지’입니다. 


평등한 대학 교육 목표로 설립된 커뮤니티 칼리지 


커뮤니티 칼리지는 (주니어 칼리지 junior colleges 또는 시티 칼리지 city colleges 로도 불림) 미국 정부가 보다 평등한 대학 교육을 목표로 설립한 미국의 2년제 공립 대학입니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이름 그대로 각 주에서 그 지역민 (the community)의 고등 교육을 담당하는 공립 교육 기관입니다. 고등학교 졸업에 준하는 학력이면 (open enrollment ) 누구나 나이에 상관없이 입학해 저렴한 수업료로 고등학교 과정 이후의 학업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미국의 커뮤니티 칼리지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국 전역에는 900개 이상의 커뮤니티 칼리지가 있는데 캘리포니아 주에만 116개의 학교가 있습니다.


커뮤니티 칼리지 입학 목적은 아주 다양합니다.  필자 역시 ‘평생 교육’ 차원에서 한두 과목을 수강하며 단절되었던 학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직장인은 자신의 가치를 높여줄 고급 경력을 쌓기 위해 입학하기도 합니다. 수업은 학생들의 학업 환경을 고려해  주중 수업, 야간 수업, 주말 수업, 온라인 수업 등 다양한 형태로 제공됩니다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116개의 커뮤니티 칼리지 ©California Community College


'편입'은 커뮤니티 칼리지 진학의 주요 목적 


지역민들에게 질 높은 대학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에는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이 있습니다. 원하는 4년제 대학에 편입할 수 있도록 게 도와주는 역할입니다.  


때문에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이나 입시에 실패한 학생들의 경우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을 목적으로 커뮤니티 칼리지에 입학하는 경우가 가장 많습니다. 


2년 여 동안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이수한 학점을 대부분의 4년제 공립대학에서 인정하므로 3학년으로의 편입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원하는 대학으로 편입하기 위해서는 각 4년제 대학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커뮤니티 칼리지 재학 중 우수한 성적 (GPA)으로 필수 교양 과목과 전공 기본 과목을 이수하고 준학사 학위 졸업장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조건을 갖추면 4년제 대학의 3학년으로 편입을 시도하는데 합격률은 상당히 좋습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을 대표하는 커뮤니티 칼리지인 웨스트밸리 커뮤니티 칼리지(West Valley Community College)는 학교 홈페이지에"본 학교 학생의 74%가 UC에 편입하였다."라고 편입 합격률을 뽐낼 정도입니다. 


◆웨스트밸리 커뮤니티 칼리지 편입 합격률 ©West Valley Community College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예고한 캘리포니아주


무엇보다 커뮤니티 칼리지는 공립학교로서 수업료가 저렴합니다. 실리콘밸리 지역의 커뮤니티 칼리지의 경우 캘리포니아 거주민은 1년 기준 1,484달러 (약 168만 원)의 수업료를 지불합니다.


또한 캘리포니아주는 미국 최초로 ‘커뮤니티 칼리지 2년 학비 전액 무상 교육’ 정책(College Promise Free Tuition)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이 실현되면 저소득층 학생 등 경제적 어려움으로 대학을 포기한 많은 이들이 다시 대학의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 문혜진 글로벌 리포터 haejinmoon@gmail.com


■ 필자 소개 

현 프리랜서 작가및 교육자

아이오와 주립대학교 Hotel & Restaurant Management 학부

루이지애나 주립대학교 Hospitality Management 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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