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묻겠다" 주민 항의·택배사 압박에.. 고덕 택배 '집 앞 배송'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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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에 반발해 '단지 앞 배송' 나섰던 택배노조가 '집 앞 배송'을 이틀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지난 3일 입주민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출입을 전면 통제하자, 이에 반발한 택배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택배를 집 앞까지 배송하지 않고,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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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사·대리점은 '저상차량 개조해라"
택배노조 "택배사, 배송불가구역 지정하라"
택배 차량의 지상 출입을 막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한 아파트에 반발해 ‘단지 앞 배송’ 나섰던 택배노조가 ‘집 앞 배송’을 이틀 만에 재개하기로 했다. 아파트 일부 주민들의 항의 문자와 택배사·대리점의 압박에 택배기사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택배노조는 16일 오후 서울 강동구 상일동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처로써 아파트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해당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지난 3일 입주민 안전을 이유로 택배 차량의 지상출입을 전면 통제하자, 이에 반발한 택배노조는 지난 14일부터 이 아파트 입주민들의 택배를 집 앞까지 배송하지 않고, 아파트 단지 앞까지만 배송했다. (관련기사: ‘택배차량 금지’ 고덕동 아파트 입구에 쌓인 수백개 택배상자…왜?)
택배노조는 “아파트 단지 앞 배송에 참여한 조합원들에게 비난, 항의, 조롱 등의 과도한 항의문자와 전화가 쏟아지면서 일부 조합원들이 심각한 정신적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고 집 앞 배송을 재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택배노조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일부 주민들은 택배기사들에게 “오배송으로 신고하고 본사에 민원을 넣겠다” “분실 책임을 묻겠다. “반송하겠다”등의 항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경호 택배노조 위원장은 “한 택배노동자는 수차례의 문자를 받으며 정신적으로 너무 충격을 받았고, 어제 출근해서 영업소 소장에게 일을 그만두겠다고 말했다. 그래서 노조는 이제 투쟁 전술을 다른 방식으로 전환해야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택배노조는 택배 배송 물량의 절대다수를 맡고 있는 씨제이(CJ) 대한통운 소속 택배기사들이 ‘단지 앞 배송’에 동참하지 않고 집 앞 배송을 계속해오고 있는 상황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진 위원장은 “(집 앞 배송을 재개한)이유 중 하나가 씨제이 택배 노동자들이 동참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집 앞 배송 거부에 참여한 택배노동자들이 원청인 대리점과 택배사로부터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씨제이 대한통운 택배기사들에게 집 앞 배송 거부에 동참해달라고 설득할 계획이다.
택배노조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와의 대화는 중단된 상태다.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에 아파트 단지 지상 출입 허용을 요구하면서 △아파트 단지 안 안전 속도 협의 △택배 차량 후면 카메라 의무 설치 △안전 요원 배치 등을 제안하며 대화를 요청했지만,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14일 입주인 안전을 위한 지상출입 금지 입장을 고수하며 대화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공문을 노조에 보냈다.
택배기사와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택배사는 입주자대표회의 요구대로 이 아파트 지하주차장(높이 2.3m)에 진입할 수 있는 저상차량을 도입하라는 입장만 유지한 채 뒤로 물러나 있다. 노조는 “결국 저상택배차량 개조비용은 택배노동자 개인이 부담해야 한다. 저상차량의 높이가 기존 택배차량(1m80㎝)보다 낮은 1m27㎝에 불과한데, 택배노동자들에게 심각한 근골격계 질환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택배노조는 “택배사는 지금 즉시 해당 아파트를 배송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구체적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택배노조는 이날부터 매일 밤 이 아파트 단지 앞에서 무기한 농성과 촛불집회를 벌일 예정이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바로가기: ‘택배차량 금지’ 고덕동 아파트 입구에 쌓인 수백개 택배상자…왜?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1026.html
손수레 끄느라 비 쫄딱…“택배는 시키면서 차량은 왜 막나요”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019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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