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벗는 '접종률 1위' 이스라엘..韓은 '백신 보릿고개' 걱정
세계 코로나19(COVID-19) 백신 접종률 1위인 이스라엘은 오는 18일부터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기로 했다. 한발 빠른 예방접종으로 그토록 기다린 일상 회복에 다가서고 있단 의미다.
이스라엘을 비롯해 영국, 미국 등 예방접종 속도가 빠른 일부 나라는 집단면역 형성을 통한 경기 회복에 점차 다가서고 있다.
코로나19 집단면역 형성 여부가 각 나라의 경기 회복에 가장 큰 변수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는 안 그래도 늦은 예방접종 속도가 '백신 보릿고개' 우려로 더 지연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아스트라제네카(AZ)와 얀센 백신의 혈전(혈액응고) 생성 부작용 우려와 전 세계적인 백신 공급 부족, 백신 민족주의 확산, 거기다 화이자 백신의 3차 접종 가능성까지 더해지며 신흥국의 백신 수급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란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 16일 0시 기준 우리나라 1차 접종자는 137만9653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수(5182명1669명) 기준 접종률은 2.66%다.
우리나라 백신 접종률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7개 회원국 중 35위다.
우리 정부는 오는 11월 예방접종을 통한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단 목표지만 백신 공급이 수월한 환경은 아니다.
우선 우리나라가 올해 상반기까지 확보한 백신은 약 1040만명분으로 접종 목표치(1200만명)에 모자라다. 현재까지 확보한 백신의 절반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혈전 생성 부작용 우려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전 세계적인 백신 보급 차질, 일부 백신의 부작용 논란, 확산되고 있는 백신 민족주의 등을 고려하면 앞으로 우리 정부의 추가적인 백신 확보 행보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정부는 백신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오는 11월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달성하겠단 계획이다.
이날 배경택 코로나19예방접종대응추진단 상황총괄반장은 "아직까지 11월 전 국민 집단면역 형성 목표를 유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며 "백신 도입과 관련해 복지부(보건복지부), 식약처(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청(질병관리청)을 포함한 범정부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우리나라 예방 접종률과 전 세계적인 백신 수급 불확실성을 고려할 경우 글로벌 경제가 살아나는 시점에 우리 경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코로나19 확산세와 예방접종 속도가 각 나라별 경기 회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 15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올해 국내 경제가 3%대 중반 성장이 가능하다면서도 코로나19와 예방접종 속도를 변수로 꼽았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백신 접종속도가 2%대에 머물러있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며 "아직 코로나19·백신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 정책기조의 전환을 고려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글로벌 경제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힘입은 집단면역 달성"이라며 "만약 백신 보급이 예상보다 더딘 흐름을 보일 경우 백신 경제 국면 진입 기대감이 약화되면서 경기는 물론 주식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이스라엘은 4월 말, 미국은 7월 초쯤 집단면역 도달 가능성이 높다"며 "영국은 정부가 상점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등 백신 접종이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이 세 나라를 제외한 국가에선 부작용 논란 등으로 일부 백신 보급이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는 점"이라며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2분기 중후반 이후 백신 접종 속도를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정환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접종 속도에 따라 국가별 경제 회복 속도가 결정될 것"이라며 "미국, 영국 등 백신 개발 국가가 자국민을 우선적으로 접종하기 때문에 신흥국이 백신을 공급받기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 연구원은 또 "일각에서 우려하는 신흥국 최악의 시나리오는 낮은 백신 접종률로 대면 소비도 안되고 선진국 수출도 줄어드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백신 접종 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느리다는 점에서 대면 경제 활성화가 늦어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다만 단기적 관점에선 원/달러 약세와 함께 수출 호조가 나타나면서 경제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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