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학교로 돌아가는 이탈리아 아이들..백신접종은?

지난 7일부터 이탈리아 전역의 600만 학생들이 등교 시작

코로나 확산이 심각한 레드존 지역 학생들도 포함

교직원 70% 백신 접종 완료한 반면, 학생 백신 접종 계획은 '전무'

지난 4월 7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조치로 이탈리아 전체 학생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약 600만 명의 학생들이 다시 교실로 돌아가게 됐다. 이번 조치로 현재 코로나 레드존(고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9개 주와 레드존보다 아래 단계인 오렌지존(위험 지역)으로 지정된 11개 주의 학생들이 영향권에 들게 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레드존에 해당되는 주에서는 전 학년 초등학생들과 중학교 1학년 학생들은 현장 수업을 받는 반면 중학교 2학년부터 상위 학년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수업을 진행한다.

오렌지존에 해당하는 주에서는 레드존과 같이 중학교 1학년까지는 현장 수업을 진행하고, 중학교 2학년부터 상위 학년 학생들은 최소 절반 이상의 학생들이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현장 수업을 위해 교실을 준비하고 있는 이탈리아 로마의 한 학교 ©연합뉴스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바로 정부가 보장하는 안전 조치의 실효성 문제다. 학교로 돌아가는 교직원들의 70%가 이미 백신 접종을 완료했기 때문에 안전 조치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정부 측에서 주장하는 가운데 정작 학생들에 대해서는 백신 접종 계획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대부분의 학생이 상대적으로 바이러스 전파 위험도가 높은 대중교통으로 등교하기 때문에 백신 접종 없이 등교 수업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과 가족들은 바이러스의 위험에 그대로 노출될 위험에 처했다.

많은 이들이 등교 수업을 강행하는 정부의 이번 조치에 우려를 표하는 가운데, 특히 교육계 관계자들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국의 전국 교직원 노동조합에 해당하는 FLC CGIL(La Federazione Lavoratori della Conoscenza, 지식 노동자 연맹)은 등교 수업이 시작되기 하루 전인 지난 6일 자체 논평을 통해 강하게 비판했다.

FLC는 “이번 조치는 학생들과 교직원들의 안전을 보장할 구체적인 방안 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 이뤄졌다"며 우려를 표했다.

또한, 현 조치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학생들의 동선을 추적할 어떠한 수단도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그렇다고 학생들이 이용할 특정 대중교통의 지정도, 등교 수업을 받을 학생 수를 상황에 맞게 조정할 가능성도, 수업을 받는 장소에 관한 세부 지침도 마련되어 있지 않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더불어 “이번 조치는 현 상황에 관한 고려 없이 이루어진 무모한 정치적인 결정이며, 학생들의 포괄적인 백신 접종 없이는 등교 수업을 재고해야 한다"라고 정부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 김영훈 글로벌 리포터 coolzox@gmail.com

■ 필자소개

Accademia di Belle Arti di Brera, Milano 재학 중

Université Sorbonne Nouvelle Paris 3 DUEF 과정 수료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 졸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