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 SK이노 '동맹' 하이브리드카 배터리 만든다

전기차·배터리 업체 첫 공동 개발
2024년부터 파우치형 양산·탑재
납품 관계 넘어 관련 산업 새 모델

[경향신문]

현대자동차·기아와 SK이노베이션이 하이브리드카(HEV) 배터리를 공동 개발한다. 국내 완성차 업체와 배터리 제조사가 함께 배터리 개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양사는 납품 관계를 넘어 산업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이끌어가는 협업 모델을 만들어 미래 모빌리티(이동수단) 시장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기아와 SK이노베이션은 HEV 배터리를 공동 개발해 2024년부터 양산한다고 16일 밝혔다.

양사는 전동화 차량에 최적화한 파우치형 배터리를 현대차가 2024년 선보일 하이브리카부터 탑재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차·기아가 출시할 차량 특성에 최적화한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 설계 단계부터 제품 평가, 성능 개선에 이르기까지 긴밀하게 협업하기로 했다.

현대차·기아는 배터리 설계 단계부터 참여해 소재 선택, 적용 비율 등 사양을 선택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10년 넘게 화재 사고 한 번 나지 않았던 안정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개발, 양산, 품질 검증 등 전 분야에서 현대차·기아와 협력해 고품질 배터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이번 배터리 공동개발 협력 모델이 설계와 생산 회사는 구분되지만 밸류체인(가치사슬)으로 연결된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서 공동발전의 전기를 만드는 획기적인 방식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현대차·기아 파워트레인부품구매사업부 박찬영 상무는 “글로벌 배터리 기술 기업인 SK이노베이션과의 협력 모델을 통해 친환경차 경쟁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폭스바겐의 각형 배터리 채택 선언, LG에너지솔루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인정 판결 등 여러 악재에 시달렸던 SK이노베이션도 현대차·기아의 협력 제안을 반겼다. 이장원 SK이노베이션 배터리연구원장은 “완성차 업체 중 가장 경쟁력이 높고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현대차·기아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SK이노베이션의 독보적인 배터리 기술력과 제조 안정성으로 시너지를 일으켜 양사가 미래 모빌리티 산업을 이끌어 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10년 국내 최초 고속전기차인 블루온의 배터리를 시작으로 친환경차 분야에서 10년 넘게 협력해왔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