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 자원 문제 해결에 나선 리하베스트

조광현 2021. 4.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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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게 없어 영양실조에 시달리는 인구가 전 세계에 10%를 차지하는데 선진국에서는 매년 수 십 억톤의 음식물이 버려진다. 반도체처럼 식품을 재활용한다면 식량 자원 문제도 해결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다.”

리하베스트 민명준 대표의 얘기다. 리하베스트는 기존에 버려지거나 폐기가 되던 식품의 부산물을 활용해 대체 원료를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이다. 식혜 제조 후 식혜박, 요거트 제조 후 유청, 맥주 제조 후 맥주박이라는 부산물이 생기는데 리하베스트는 이러한 식품 부산물을 가공해 식품 제조 원료를 만든다. 민명준 대표는 “부산물을 확보하기 쉬운 이유는 식품 제조업체가 부산물 처리에 골머리를 앓기 때문이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부산물을 처리함으로써 환경보호에 기여하기 때문에 CSR 관점에서 만족도가 높다.”라고 말했다.

리하베스트가 만든 원료는 면. 바, 베이커리, 그레놀라 제품 등 간편 대용식(CMR)부터 죽, 찌개류, 밥과 같은 가정 간편식(HMR)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 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자체 브랜드로도 유통 판매하고 있다.

리하베스트는 식품 제조업체 및 프랜차이즈와의 협업을 늘려나가고 있다. 브루펍을 운영하는 카브루 맥주와 오비맥주가 대표적이다. 리하베스트는 K사에서 나오는 맥주박으로 원료를 만들고 이를 다시 K사가 피자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오비맥주에서 생산하고 남은 맥주박으로 에너지바 ‘리너지바’라는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유통 판매하고 있다. 자체 판매하는 브랜드에 대해서는 꼼꼼한 검수 과정을 거친다. 민명준 대표는 “리하베스트 브랜드를 달고 나가는 제품은 지체장애인에게 검수를 맡기고 있다. 안심하고 드셔도 된다.” 라고 설명했다.

식품 부산물로 원료를 만들기 때문에 무엇보다 원료화 공정이 중요하다. 영양과 품질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민명준 대표는 “상품성이 떨어지는 사과로 주스를 만들기는 쉬워도 사과 주스로 영양분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고부가가치의 다른 제품을 만들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리하베스트는 영양과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원료화 공정에 반도체 공정 기술을 접목했다. 자외선과 원적외선으로 사전 처리하고 전용 세척용액(수소수)으로 부산물을 살균하며 피드백 제어(기계 스스로 제어의 필요성을 판단하여 계속 수정 반복 동작하여 원하는 값을 얻는 방식)를 통해 원료의 영양 상태를 계속해서 모니터링하면서 건조한다. 세척과 건조 이후에는 최대한 곱게 갈면서도 이물을 분리하는 분쇄 공정을 거친다. 분쇄가 완료되면 소분하여 원료화 공정을 마친다. 리하베스트는 자체 개발한 원료화 공정에 대해 4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대체 원료의 장점은 가격과 영양성분이다. 대체 원료가 같은 제품의 밀가루와 비교했을 때 칼로리와 탄수화물이 낮고 식유섬유와 단백질이 풍부하며 당분이 적다. 영양성분을 보고 소비하는 최근의 트렌드하고도 맞다. 그러면서 가격은 20% 정도 싸다. 무엇보다도 친환경적이다. 부산물을 활용하기 때문에 작물과 매립 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명준 대표는 “인구가 직면한 이슈 중에 하나가 식량문제다. 버려지는 음식물이 없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속가능한 식량을 만들어야하며 리하베스가 그러한 세상을 만들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리하베스트는 작년 매출을 1분기에 달성했다. 목표를 조정하면서 공장 신축이 필요해졌고 이에 필요한 자금을 4월말부터 모집할 계획이다.

민명준 대표는 10년간 삼일회계법인(PwC)에서 대기업의 전략컨설팅을 맡아왔다. 특히 식품업계가 식품 부산물 처리에 고민하는 것을 알고 2019년에 리하베스트를 창업했다.

매일경제 조광현 연구원[hyunc@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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