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민 문자·전화 항의 쇄도에..이틀 만에 '문 앞 배송'
"저상차량·손수레, 대안 될 수 없어"
[경향신문]
택배차량 지상 진입을 금지한 서울 강동구 고덕동 대단지 아파트에 대한 ‘개인별 배송’이 16일 재개됐다. 택배기사들이 문 앞 배송을 중단하고 ‘단지 앞 배송’을 실시한 지 이틀 만이다.
전국택배노조는 문 앞 배송 중단 이후 일부 입주민들의 항의성 문자메시지와 전화에 시달려온 택배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이날 이 아파트의 ‘단지 앞 배송’을 중단하고 개별 배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5000가구 규모의 지상공원형 단지인 이 아파트는 지난 1일부터 안전사고와 보도블록 훼손 등을 이유로 택배차량의 지상 진입을 금지했다. 택배노조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이 같은 조치를 일방적으로 시행했다며 지난 14일부터 택배물을 아파트 입구까지만 배송했다. 택배물을 수령하기 위해서는 입주민들이 단지 입구에서 개별적으로 찾아가야 했다.
택배기사들에게 입주민들의 항의문자와 전화가 쏟아진 것은 이때부터다. 이날 택배노조가 공개한 문자메시지를 보면 ‘(택배물이) 분실되면 책임질 거냐’ ‘오배송으로 신고할 것이며 본사에도 민원을 넣겠다’ ‘보여주기(식 행동)에 제 택배를 이용하는 거냐’ ‘거기(단지 앞)로 가지러 갈 사람도, 이유도 없다’ ‘재산 피해에 대해 소명하라’ 등 항의 내용이 담겨 있다. 경찰과 관할 지방자치단체에도 관련 민원이 접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 내부에서는 해당 단지의 배송 자체를 거부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나왔으나 정신적 충격을 받은 택배기사들을 보호하기 위해 단지 앞 배송을 일시 중단하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현재 이 아파트를 담당하는 택배기사들은 일반 택배차량을 높이가 낮은 저상차량으로 개조해 지하에 진입하거나 단지 앞에서부터 손수레를 이용해 배송하고 있다.
택배노조는 손수레나 저상차량을 이용할 경우 배송시간이 훨씬 더 소요되는 데다 저상차량은 화물칸 높이가 낮아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간다며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택배노조는 이날 상일동역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지 앞에 농성장을 설치하고 매일 촛불집회를 진행할 것”이라며 “회의를 통해 향후 투쟁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고용노동부에 저상 택배차량을 이용하는 택배기사들에 대한 근골격계 질환 실태조사를, 택배사에는 배송불가구역 지정과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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