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5·18망언' 박훈탁 교수, "강의 문제 없다..지만원 발언 소개했을 뿐"

백경열 기자 2021. 4. 16.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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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대학 강의에서 5·18민주화운동을 ‘북한군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해 논란이 된 박훈탁 경주 위덕대 교수가 당시 강의 내용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훈탁 교수가 지난달 26일 올린 강의 영상 갈무리. 독자 제공

박훈탁 교수는 16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50분 분량의 수업 중 관련 기사를 통해 7분20초 정도 ‘5·18 가짜뉴스 처벌법’(5·18 민주화 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 왜 만들어졌는지 설명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만원 박사가 한 말을 소개했을 뿐”이라면서 “처벌법을 소개하면서 광주 사태의 전개 사항을 1분20초 정도 말했을 뿐인데, 사회적으로 논란이 된 후에 의아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 듣는 이들에게는 수업 내용이 충격적이겠지만, 편파적 수업을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역사적 사실을 소개한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의 중간에 기사 내용을 소개한 뒤 거짓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박 교수는 “기사 내용이 잘못됐다는 의미”라고 했다.

논란이 된 강의에서 박 교수는 “이에 5·18 민주화 운동 단체들은 지씨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내란의 수괴인 전두환이 이전에 이런 사실을 주장한 바 없고 2016년 5월 신동아 인터뷰에서도 그런 주장을 이후에 들었다고 밝힌 만큼, 지씨의 주장은 애초부터 신빙성이 없었다”는 등 기사 내용을 소개한 뒤 2차례에 걸쳐 “거짓말이다”고 발언했다.

박 교수는 “대학 수업은 사회적 통념을 전달하는 게 아니라 진실을 추구하는 것”이라면서 “진실 추구는 다양한 가설의 경쟁을 통해서 이뤄진다”는 평소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박 교수는 5·18 관계자 등에 대한 사과 영상을 찍은 이유에 대해서 “본의 아니게 (강의) 전달 과정에서 피해를 줘 미안하다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지만원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가끔 통화해서 ‘이런 연구가 좋더라’ 등이라고 의견을 나누는 게 전부다”라고 밝혔다.

취재진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갖고 있느냐고 묻자, 박 교수는 “(언급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대답을 피했다. 그는 “학교의 징계 움직임에 적극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위덕대 총학생회 소속 학생들이 16일 오전 학교 정문에서 박훈탁 교수의 파면을 촉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위덕대 총학생회 제공

학생들은 박 교수의 파면을 학교 측에 강력 촉구한다는 방침이다.

16일 위덕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전날(15일) 박 교수가 전화를 걸어와 ‘기사가 잘못됐다, 왜곡이다’라고 주장하며 (사과 영상을 찍을 때와 비교해) 태도가 돌변했다”면서 “박 교수는 학생들과 대화한 후 사과 의사를 비춘 뒤 영상까지 외부에 공개했는데, 이러한 태도 변화는 학생과의 약속을 뒤집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총학생회는 박 교수와의 전화 통화에서 그가 최근 지만원씨와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추정된다고도 말했다. 총학 관계자는 “박 교수는 (5·18과 관련한) 소송에서 진 적이 없고, 우파가 움직이고 있다는 얘기를 지씨에게서 들은 것 같다”며 “그러면서 자신은 100% 승소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위덕대 총학생회는 16일 입장문을 내고 박 교수가 파면될 때까지 시위를 벌이기로 했다. 입장문을 통해 총학은 “그동안 5·18망언으로 지탄받고 있는 본교 박훈탁 교수의 사과문을 말 그대로 사과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면서 “하지만 박 교수는 자신의 망언으로 피해를 입은 5·18 유족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해도 모자랄 판에 학문적 자유나 왜곡보도 운운하며 태도를 바꿔 또 한번 상처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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