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길잡이'로 써달라"..'친문' 윤호중, 與 원내사령탑으로

이원광 기자 2021. 4. 1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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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에 선출된 뒤 두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은 경쟁 후보인 박완주 의원. / 사진제공=뉴시스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주류’로 꼽히는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대선을 약 11개월 앞둔 시점에서 여권 승리의 ‘길잡이’이라는 막중한 역할을 맡게 됐다.

윤호중 '104표'로 당선…"4기 민주정부 길잡이로 써달라"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는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104표를 얻어 임기 1년의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윤 원내대표는 이번 선거 기간에서 내년 3월 대선 승리에 기여할 원내대표로 자신이 적임자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윤 의원은 26세 당직자로 민주당에 입당해 33년간 당이 요구하는 역할을 묵묵히 해낸 인물로 평가된다.

특히 윤 원내대표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공직후보검증위원장과 경기도당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현역 단체장 3분의 2를 교체하는 공천으로 당의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는 당 사무총장과 총선기획단장으로 활약하며 압도적 승리를 견인했다.

투표 직전 정견 발표에서도 윤 원내대표는 자신의 강점을 유감 없이 드러냈다. 윤 원내대표는 발언 막판 “저 윤호중을 믿어달라. 도와달라”며 목소리를 크게 높였다.

이어 “부드러운 원칙주의자, 위기에 강한 사람, 이기는 방법을 아는 저 윤호중, 막중한 역할을 제대로 해보겠다”며 “4기 민주정부의 길을 여는 그 길잡이로 저를 써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원내대표 선출을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첫 일성 "처절히 반성·혁신, 유능한 개혁정당으로"

윤 원내대표는 향후 민주당을 유능한 개혁정당으로 도약시키는 데 전략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윤 원내대표는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나 첫 일성으로 “우리 당이 철저히 반성하고 철저히 혁신해서 유능한 개혁정당으로, 일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과 대화·타협을 통해 협력하는 의회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관심을 모으는 법제사법위원장직은 “당 내에서 적임자를 찾아보도록 하겠다”며 야당과 협상 대상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이어 “출마 때도 말했으나 (21대 국회) 2년차 원내대표는 원구성 협상 권한이 없다”며 “이미 작년에 원구성 협상이 마무리됐고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이 모두 이뤄졌다. 그렇기 때문에 더 이상 그 문제로 여야 관계가 파행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윤호중 신임 원내대표가 수락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검찰개혁, 새 지도부와 협의…부동산정책, 현장점검 한다"

보궐선거 국면에서 이슈로 떠올랐던 부동산 및 검찰개혁 등 정책 분야도 다시 들여다보겠다고 밝혔다. 윤 원내대표는 “검찰개혁 법안은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협의해 추진 절차를 결정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을 두고도 “현장점검이 우선”이라며 “현장에서 어떤 효과를 내는지, 어떤 부작용이 나오는지 먼저 점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템포(속도) 조절로는 볼 수 없다”며 “진행되는 것은 그대로 하되 제도를 미세 조정해야할 부분이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친문 주류’를 대표해 강성 지지자들에게도 당부의 말도 했다. 윤 원내대표는 “의원들 입장을 당원들께서 좀 더 한번 숙고하시고 판단해 달라는 요청을 드린 바 있다”며 “인신 공격이나 폄하 발언 같은 부적절한 표현은 서로 삼가해서 우리 당이 공존하는, 그런 민주주의 정당으로 꽃 피워달라는 요청을 드렸던 것”이라고 말했다.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오른쪽)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김태년 전 원내대표와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65표' 박완주 '선방'…윤호중 "같은 부분 훨씬 많다"

이변은 없었으나 이번 선거에 함께 나섰던 박완주 후보 역시 65표를 받으면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보궐선거 패배를 계기로 변화와 혁신에 힘써야 한다는 의원들의 목소리가 높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윤 원내대표는 “박 후보가 저하고 입장이 다른 부분보다 같은 부분이 훨씬 많다”며 “박 후보가 열심히 노력해주셨고 저와 함께 ‘레이스’를 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 말씀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두 후보 중) 누가 (원내대표가) 되든 당을 개혁정당으로 이끌어 가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현장과 비대면(언택트)을 혼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인원 집중을 막기 위해 사상 첫 ‘시차 투표’도 진행됐다.

이날 행사 사회를 맡은 박성준 의원 공지에 따라 의원회관 층별로 순차적으로 투표를 실시하는 방식이다. 방역 지침에 따라 이날 의원회관에 자리하지 못하는 의원들은 온라인으로 투표에 참여했다. 전날 현역 의원 최초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점 등을 고려한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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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이정현 기자 goron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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