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알뜰폰 물 들어온다'..카카오, 스테이지파이브 또 돈댄다

구혜린 2021. 4. 16.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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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인베스트 총 300억 자금 투입키로
카카오, 알뜰폰 사업에 야심 '공격적 투자'
'만년적자' 스테이지파이브 실적 반전 예고

카카오가 5G·알뜰폰 계열사 스테이지파이브(옛 핀플레이)에 추가로 자금을 투입한다.

알뜰폰 1000만 가입자 시대를 앞둘 정도로 자급제 열풍이 불고 있는 데다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2년을 맞아 초기 가입자들의 약정 만기 시점이 도래, 약정에서 풀리는 이용자들이 대거 쏟아지는 등 업계에 활기가 돌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투자 자회사인 카카오인베스트먼트(이하 카카오인베)는 5G·이동통신재판매(MVNO) 사업을 하고 있는 스테이지파이브에 약 50억원 규모 추가 출자를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인베 외에도 다른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250억원 정도의 자금을 끌어들여 총 3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2015년에 설립한 스테이지파이브는 한때 네이버의 어린이용 스마트워치 '라인키즈워치'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 회사 서상원 대표가 대표이사직을 겸직하고 있는 키위플러스란 사물인터넷(IoT) 제조사가 스마트워치를 만들어 스테이지파이브와 함께 시장에 유통하는 구조다. 

스테이지파이브와 키위플러스의 협업을 통해 나온 키즈워치가 학부모들 사이에서 기대 이상으로 인기를 모으자 카카오가 어린이용 스마트기기 사업에 관심을 보이면서 카카오인베 등을 통해 투자를 단행, 2018년 카카오 계열로 편입됐다. 스테이지파이브 최대주주는 카카오에서 신사업 발굴을 담당하고 있는 카카오인베(지분율 45.2%)다. 

스테이지파이브는 MVNO 사업 외에도 5G와 사물인터넷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MVNO란 통신망을 임대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사업으로 '알뜰폰'이란 이름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투자 유치도 MVNO 사업을 확대하는 데 목적이 있다. 지난해 KT와의 제휴로 5G 전용 요금제를 출시하며 사업 경쟁력이 강화됐다고 회사 측은 보고 있다. 2019년 '가성비'를 앞세운 5G 알뜰폰 전용폰을 출시, 매출이 전년보다 두배 이상 늘어난 410억원을 달성하기도 했다.

정부가 5G 알뜰폰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최근 지원책을 내놓은 것도 자금 확보 배경이 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알뜰폰 요금을 낮추고 데이터 상품을 세분화하는 내용의 육성안을 지난 2일 발표한 바 있다. 국내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2월 말 기준 1000만명에 육박한 927만명으로 전체 무선통신 가입자(7082만명)의 13%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무엇보다 올해로 상용화한지 2년째를 맞는 5G 통신 서비스의 초기 가입자들의 약정 만기가 다가오면서 알뜰폰 시장의 활기가 돌고 있다. 당장 이달에만 27만명 가량이 통신 3사 약정에서 풀려나게 된다. 주요 알뜰폰 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5G 중저가 요금제를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다.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와의 사업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점에서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다. 국내 알뜰폰 업체들이 영세한 자본력으로 가입자 서비스가 미흡한 반면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와의 연계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카카오 이모티콘, 웹툰, 웹소설 등을 가입자에게 서비스해 고객 충성도를 높인다는 전략이다. 

카카오인베는 스테이지파이브를 '카카오텔레콤'으로 육성하고자 여러차례 투자를 해왔다. 추후 카카오톡을 통해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카카오페이로 요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가입자 편의를 강화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온라인 휴대폰 구매율은 지난해 20%대까지 확대됐고 온라인 개통율도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만년적자'인 스테이지파이브는 카카오와의 알뜰폰 사업 제휴 확대로 올해 실적이 급격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올해 목표 매출은 전년(358억원)보다 무려 5배 이상 증가한 1800억원이다. 영업이익은 60억원으로 전년 83억원 영업손실에서 흑자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로 스테이지파이브의 기업가치는 약 2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MVNO 사업자가 30여개 이상이어서 시장 경쟁이 비교적 치열하다는 점, MVNO에서 가장 큰 사업자인 세종텔레콤의 시가총액이 4700억원 수준인 점 등이 주요 고려 사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혜린 (hrgu@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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