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이제 원금보장 대신 수익률..선봉장은 'TDF'
TDF 인기몰이 꾸준.."앞으로도 자금유입 지속될 것"
국내 퇴직연금시장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상품 결정에 있어 원금보장 여부가 중요한 잣대였다면 최근 들어선 수익성에 중점을 두는 트렌드로 바뀌고 있다.
더불어 타깃데이트펀드(TDF·Target Date Fund)의 인기몰이도 계속되고 있다. 은퇴 시점을 목표로 탄력적인 자산배분을 해준다는 장점이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으면서 TDF를 찾는 발길이 꾸준히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유안타증권이 내놓은 퇴직연금시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과 금융투자에서 원리금 보장형 상품 비중이 줄고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은 증가했다. 은행보다 적극적인 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금융투자의 경우 실적배당형 상품 비중이 2019년 15%에서 지난해에는 22%로 확대됐다.
확정급여(DB)형 대비 확정기여(DC)형과 개인형 퇴직연금(IRP) 비중도 증가 추세다.
DB형은 회사가 퇴직금을 운용하고 임금액과 근로기간에 따라 퇴직금액이 정해지지만 DC형은 근로자가 본인 퇴직금을 직접 관리, 운용하고 그 결과에 따라 퇴직급여가 달라진다. 퇴직금이나 개인 자금을 연금화할 수 있는 IRP는 세제 혜택과 함께 은퇴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로 운용 규모가 꾸준히 늘고 있다.
DC형에서 투자 자산으로 삼을 수 있는 펀드의 경우 전체 퇴직연금의 9.5%에 해당하는 24조4000억원이 운용되고 있다. 이중 채권혼합형이 33.4%, 주식형 26.3%, 채권형 23.7%의 비율을 나타내고 있다.
주식형의 경우 TDF의 성장세와 맞물려 운용 규모를 키우고 있다. 실제 2019년 3조5624억원이었던 주식형 펀드 규모는 지난해 6조4103억원으로 80% 급증했고, 기타 투자자산을 섞은 주식혼합형도 1조2687억원에서 2조1717억원으로 9000억원 이상 늘었다.
이는 지난해 국내 증시가 추세적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확대된 것에 기인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급락했던 글로벌 증시가 개인투자자들의 유입으로 빠른 회복세를 보인 결과 퇴직연금의 실적배당형 상품의 평균 수익률은 두 자릿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도가 높아졌다"라며 "퇴직연금 투자 결정에 수익률이 큰 영향을 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TDF로 흘러드는 자금도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1조원 수준이었던 라이프사이클 유형은 이달 들어 8조원을 넘어섰는데, 이 중에서 TDF가 6조4000억원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현상은 TDF 특유의 장점이 잘 부각된 영향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TDF는 은퇴 시점을 목표(Target Date)로 설정하고 생애 주기에 따라 자산배분을 조정하는 펀드다. 자산을 축적해야 하는 시기에는 위험자산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고, 은퇴 시점이 다가오면 채권형 펀드 등 안전자산의 편입 비중을 확대한다.
TDF의 인기몰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김 연구원은 "2018년 퇴직연금 내 TDF의 편입 비중을 70%에서 100%로 높이면서 TDF(적격 TDF 해당)를 선택하는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늘기 시작했다"라며 "장점이 알려지기 시작한 만큼 TDF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이레 (i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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