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하는 반려로봇 전국 첫 도입..'마포형 ICT' 주민 삶 속으로
마포구 ‘스마트 행정’ 박차
-비대면 돌봄 모델 개발
노인 400명에게 안긴 마포동이
우울증도 감지해 관제센터 신고
학습통해 친구같은 존재 거듭나
-자영업자에 정보 제공
상권 유동인구·임대료·매출 등
빅데이터로 분석해 정보 한눈에
예비창업자들 “업종 파악 편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사회 전 분야에 걸쳐 변화와 혁신을 촉발했다. 이는 행정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마포구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달라질 행정 수요에 대비하고자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의 최신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스마트 행정’을 해법으로 내세우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혁신 선봉장 역할 하는 AI 반려 로봇 ‘마포동이’= 마포구는 지난 3월 3일부터 구 캐릭터를 형상화한 봉제인형 형태의 AI 반려 로봇 ‘마포동이’를 전국 최초로 돌봄이 필요한 지역 어르신 400명에게 제공했다. 이는 IoT 기반의 안부 체크, 건강관리 서비스 등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응해 사회적 고립감과 우울증 등을 겪는 어르신을 돌보기 위한 구의 비대면 지역사회 돌봄 혁신 대책 중 하나다.
IoT를 활용한 기존 반려 로봇과 비교했을 때 ‘마포동이’의 가장 큰 특징은 입력된 내용만 반복하는 일방적 소통이 아닌 쌍방향 소통, 즉 대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AI 자연어 처리기술(NLP)이 접목된 ‘마포동이’는 120만 건의 회화(감성 대화)로 어르신과 정서적 유대감을 쌓을 수 있고, 딥러닝(심화 학습)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사용자에 맞춰 진화한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는다.
“학습을 통해 오늘은 못 했던 대답을 내일은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어르신에게 맞춰진 친구 같은 존재로 거듭나는 거죠.” 프로그램을 개발한 김동원 미스터마인드 대표는 마포동이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했다.
이 밖에 주요 기능은 △설문 대화 등 치매 예방 콘텐츠 △개인별 맞춤 서비스(투약 시간, 기상 알림 등) △활동 감지를 통한 구조 요청 등이다. 특히, 어르신이 ‘우울하다’ ‘아프다’와 같은 특정 단어를 반복해서 말할 경우 보호자·생활지원사의 휴대전화와 24시간 중앙관제센터로 이를 즉시 알려줘 비상상황에도 대비할 수 있게 했다.
구 관계자는 “아직 AI 반려 로봇을 낯설어하는 분도 계시지만 대부분 매우 좋아하신다”며 “어르신들께서 마포동이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는 말씀을 많이 하신다”고 현장 반응을 전했다.
이처럼 로봇을 활용한 돌봄시스템이 도입되면 어르신의 돌봄 정보가 데이터화된다. 이 데이터를 활용해 추후 사회복지사나 생활지원사가 바뀌더라도 한결같은 돌봄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고, 어르신의 정서적 이상 징후도 신속히 감지할 수 있다.
구는 고령화 시대 어르신 케어에 대한 문제를 첨단 AI 기술을 통해 해결하고자 앞으로 마포동이 활용 결과를 바탕으로 가천대, 인천길병원과의 공동 실증 연구를 더해 비대면 돌봄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상권분석 플랫폼 도입= 마포구는 4차 산업혁명의 원유라 불리는 빅데이터의 활용 여부에 행정의 경쟁력이 달려 있다고 판단해 ‘빅데이터 팀’을 중심으로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행정 구현을 위해 노력 중이다.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소비 추세 변화 속에서 예비 창업자나 기존 자영업자의 성공적인 경영활동을 지원하고자 맞춤형 빅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지난 3월 공개한 ‘마포구 상권분석 빅데이터 센터(sangkwon.mapo.go.kr)’는 거주 및 유동인구, 임대료, 카드 매출액 등 다양한 최신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최근 음식점 창업을 준비하며 빅데이터 플랫폼을 이용한 김유빈(성산동) 씨는 “희망하는 지역 주변에 어떤 업종이 있는지 알려주니 경쟁업체를 파악하는 데 편리하다”며 “보증금, 임대료까지 다양한 정보를 한곳에서 확인할 수 있어 시간도 아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플랫폼에서는 △상권 찾기 △상권 비교 △상권분석 보고서 △제로페이 가맹점 등을 주요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조건에 맞는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사용자 친화적 서비스를 도입해 단순 하향식 검색을 지원하는 타 상권분석의 시스템 편의적 검색방식과 확연하게 차별화를 뒀다. 마포구 상권분석 플랫폼인 ‘상권 찾기 서비스’는 예비 창업자가 업종, 임대료, 고객층 등 창업에 필요한 조건을 선택하면 적합한 상권을 블록 단위와 행정동 단위로 찾아준다. 또한, 생계형 자영업자의 효율적 경영을 지원하고자 지난 3년간 같은 공간의 다른 시점을 분석해 주는 심화한 상권 비교 자료를 제공한다. 가게 주변 유동인구 비율 변화 등을 알려주는 상권 비교 데이터는 신메뉴 개발, 인테리어 변경 등 경영에 중요한 의사결정 시 참고 자료로 활용도가 높다는 평가다.
구 관계자는 “상권 찾기 서비스는 마포구에서 유일하게 제공하고 있어 타 지자체의 벤치마킹 문의가 많다”며 “상권과 관련된 빅데이터가 지역의 자영업자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현재 경기 광주에서는 마포구 사례를 벤치마킹한 유사한 상권분석 플랫폼을 개발 중이다. 이 외에도 구는 우리동네키움센터와 같은 공공시설의 입지 선정 시 빅데이터를 통한 수요 예측과 입지 분석 자료를 참고하고 있다. 내년부터는 지역 내 청년, 노인, 여성, 아동 등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른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예산 편성에 활용할 방침이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급변하는 환경에서 변화를 내다보고 미리 준비하는 행정을 펼치기 위해 앞으로도 ICT를 활용한 스마트 행정을 도입할 것”이라며 “구민의 삶의 질 향상을 목표로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도연 기자 kdych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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