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무명녀' 살해 친모, 최후진술서 "혼자 보내 미안"..檢, 징역 30년 구형

정은나리 2021. 4.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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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한 뒤 1주일간 시신을 집에 방치한 40대 친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A씨가 2020년 6월부터 딸의 출생신고 문제와 경제적 문제로 동거남과 별거하던 중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자 딸을 살해해 복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한편 A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C씨는 딸에 대한 출생신고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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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딸 계획 살해, 죄질 불량하고 피해자 유족도 엄벌 원해"
딸 살해 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여성 A씨가 지난 1월17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8살 딸을 살해한 뒤 1주일간 시신을 집에 방치한 40대 친모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호성호 부장판사) 심리로 16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한 A(44·여)씨에게 징역 3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생전에 출생신고도 하지 않은 딸을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며 “죄질이 불량하고 피해자 유족들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왼쪽 다리 일부를 절단해 휠체어를 타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딸아, 혼자 보내서 너무 미안해. 엄마가 따라가지 못해 미안해. 죗값 다 받고 엄마가 가면 그때 만나자"라고 말했다. A씨는 올해 2월 기소된 이후 5차례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고,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회원 등은 70차례 넘게 엄벌 진정서를 법원에 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월8일 오전 인천시 미추홀구 자택에서 딸 B(8)양의 코와 입을 막아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1주일간 딸의 시신을 집 안에 방치했다가 같은 달 15일 “아이가 죽었다”며 119에 신고했다. A씨는 신고 당일 화장실 바닥에 이불과 옷가지를 모아놓고 불을 질러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으나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목숨을 건졌다.

A씨는 B양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고, 어린이집이나 학교에도 보내지 않았다. 조사 결과 A씨는 남편과 이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동거남 C(46)씨와 함께 지내며 B양을 낳게 되자 출생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법적인 문제로 딸의 출생신고를 할 수 없었다”며 “생활고를 겪어 처지를 비관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지난달 열린 첫 재판에서 “A씨가 2020년 6월부터 딸의 출생신고 문제와 경제적 문제로 동거남과 별거하던 중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자 딸을 살해해 복수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생전에 딸의 출생신고를 간절히 원했던 친아버지 A씨의 메시지. JTBC 뉴스룸 영상 캡처
한편 A씨와 사실혼 관계였던 C씨는 딸에 대한 출생신고를 수차례 요청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C씨는 사건 발생 1주일 뒤 인천시 연수구 한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C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딸이 살해된 사실에 죄책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후 극단적 선택을 했다.

검찰은 서류상 ‘무명녀’(無名女)로 돼 있던 B양의 이름을 찾아주기 위해 A씨를 설득했고, 생전에 불리던 이름으로 출생신고와 함께 사망 신고도 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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