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전투기 사업 다시 정상궤도 오르나..인니와 곧 분담금 조정 협상

길윤형 2021. 4. 16.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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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인도네시아의 '분납금 연체'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조만간 인도네시아와 분담금 조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5일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7~9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방한을 계기로 실무 레벨에서는 (분담금 조정 관련) 협상을 조기에 진행하자고 합의했다. 협상을 재개하자는 서한 등을 곧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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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부시기뿐 아니라 분담율 낮춰줄지 촉각
카이(KAI·한국항공항공우주산업) 사천공장에서 2021년 상반기 시험 비행을 앞두고 한국형 전투기(KF-X)의 최종 조립이 한장이다. 출처 카이 누리집.

정부가 인도네시아의 ‘분납금 연체’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한국형전투기’(KF-X) 사업을 정상 궤도에 올리기 위해 조만간 인도네시아와 분담금 조정을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15일 국방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7~9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장관 방한을 계기로 실무 레벨에서는 (분담금 조정 관련) 협상을 조기에 진행하자고 합의했다. 협상을 재개하자는 서한 등을 곧 보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에서 보라매 개발 연구에 참여하다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 문제로 철수했던 인도네시아 기술진 114명도 하반기에 복귀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국형전투기 개발을 위해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는 2011년 4월 전체 개발비 8조8000억원 가운데 20%인 1조7338억원을 인도네시아가 부담하고 그 대가로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제공받은 뒤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최종 합의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는 경제 사정 악화를 이유로 지난 2월까지 납부해야 하는 8316억원 가운데 2272억원만 납부하고 6천여억원을 연체 중이다. 올해 지급돼야 할 분담금까지 합치면 연체액은 8000억원에 달한다.

그로 인해 인도네시아가 사업에서 발을 빼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프라보워 장관의 방한을 통해 이 우려는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다. 프라보워 장관은 8일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전투기 프로젝트를 비롯한 한국과 협력 사업들이 성공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국 국방장관과 방사청장이 좋은 분들이기 때문에 어려움과 장애물을 극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프라보워 장관이 국방장관 등을 “좋은 분들”이라고 언급한 것은 향후 진행될 분담금 조정 협상에서 ‘한국의 양보’을 강하게 요구할 것임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정부는 일단 인도네시아 쪽의 요구대로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방사청 관계자는 “인도네시아가 경제가 어렵다고 해 분담금을 한 번에 받는다는 건 무리가 있을 수 있다. 우리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지급 스케줄을 협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이뤄지면 분담금 납부 일정 조정 뿐 아니라 20%로 합의된 분담금 비율 깎아주는 방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2018년 9월 한-인도네시아 정상회담 때 분납금 지급 시기 등을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었다. 방사청 당국자는 “한-인도네시아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프라보워 장관이 국방장관으로서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등 더 적극적인 얘기도 나왔다”고 말했다.

한편, 방사청은 프라보워 장관이 이번 방한에서 인도네시아 ‘식량기지 사업’에 대한 지원을 요청한 것에 대해선 “이번 사업과는 별개”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프라보워 장관은 국방부 외에 식량기지 사업 관련 특임장관도 겸직하고 있고, 이에 문 대통령에게 자신이 맡은 인도네시아의 식량기지 사업 협력 요청을 한 것이다. 이 사업과 연계되어 있지 않다는 게 우리 견해”라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가 한국형전투기 사업과 연계해 한국에 5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도 “명시적으로 금액 얘기는 없었다. 식량기지 사업 협력 문제는 경제 분야 쪽에서 협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폭우 등 기후위기로 곡물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자 대규모 농경지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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