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비트코인 정점 멀었다"..'장기투자' 권하는 전문가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에 상장하며 ‘비주류의 주류화’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장기투자 권고가 이어지고 있다. 당국의 규제와 함께 단기적인 조정장이 점쳐지지만 가상화폐는 앞으로도 매력적인 자산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이란 설명이다.
세계경제포럼(WEF)의 블록체인·디지털 자산 책임자 쉴라 워렌은 15일(현지 시각) 블룸버그 온라인 세미나에서 "주류 금융산업 내 가상자산 활동이 증가하면서 규제의 필요성이 늘고 있다"며 "극적인 규제가 가상자산 공간에 닥칠 것"이란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워렌은 그러나 그 시점이 시장이 우려하는 만큼 빠르게 다가오지는 않을 것이라며 "혹자는 이 산업이 이미 정점에 이르렀다고 주장하지만, 나는 그 견해가 완전히 틀렸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가상자산 산업은 코인베이스의 나스닥 상장으로 이제 겨우 막이 올랐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전날 나스닥에 직상장한 코인베이스는 준거가격 250달러보다 31.3% 오른 주당 328.2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화려히 데뷔했다. 종가 기준 첫날 시가총액은 857억8000만달러(약 95조7000억원)로 집계됐다. 지난 2018년 자금유치 당시 80억달러로 평가됐던 기업가치가 3년 만에 10배로 불어난 것이다.
월가의 전(前) 헤지펀드 매니저 마이크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대표는 코인베이스의 상장을 "기념비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하며 투자자들은 이제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정장을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마켓워치가 주최한 한 온라인 행사에 참석한 그는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 흥분된 정서가 만연하고 있는데 이는 가장 주의해야 할 리스크 중 하나"라며 "투자자들은 불마켓이 지속될 것으로 기대하지만 일반적으로 이런 시기가 시장의 조정이 진행되는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코인베이스의 상장으로 인한 변동성이 다음주 가장 심해질 것이라고도 예상했다.
노보그라츠는 그러나 이 기간만 지나면 가상자산 시장이 다시 순항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은 연말까지 10만달러, 오는 2024년까지 5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여전히 가상자산에 매료돼 있다"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상자산에 집중하고 있는지 등을 들어보면 무척 고무적"이란 입장을 밝혔다. 그는 CNBC와 인터뷰에서 "가상자산이 정부가 발행하는 통화를 대체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훌륭한 자산군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블랙록도 가상자산에 대해 공부하고 있고 이를 통해 돈도 벌고 있다"고 했다.
블랙록은 지난달 31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공시에서 자사가 운용하고 있는 ‘글로벌 앨로케이션 펀드’를 통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상장된 비트코인 선물에 투자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2개의 펀드에 대해 비트코인 선물 투자도 허용하고 있다. 지난해 말 릭 라이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비트코인이 향후 금(金)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하며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추가적인 사업 확장을 시사하기도 했다.
반면 일각에선 금융당국 내 회의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가상자산이 제대로 성장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비트코인은 전날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가상자산은 투기를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말하자 급락세로 전환해 불안정성을 재증명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같은날(한국 시각 15일) "가상화폐는 적정가격을 산출하기 어렵고 가격 변동성도 크다"며 "내재가치가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 투자가 과도해지면 투자자에 대한 대출이 부실해질 가능성이 높아져 금융안정 측면에서도 리스크가 커진다고 했다. 이 총재는 앞서 2월에도 "지금의 비트코인 가격은 이상 급등이 아닌가 싶다"며 "비트코인 가격이 왜 이렇게 높은지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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