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자도생' 시동 건 이재명 vs '호위무사' 자처한 이낙연
(시사저널=조문희 기자)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숨죽이던 여권 대권주자들이 차차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독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동조' 행보로 차별화를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의 엇갈린 행보 속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전날(15일) 측근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대통령을 지키고 가겠다"고 말했다. 지지율 반등을 위한 방안으로 문 대통령과의 차별화가 거론되자 "대통령을 배신할 수 없다"며 선을 그은 것이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면 포지티브 전략을 쓰는 것인데, 이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는 신복지와 신경제 관련 정책을 다듬어 대선 공약으로 발표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의 새 대표가 뽑히는 다음달 2일까지 전국을 다니며 대중을 만난다는 계획이다.
이 전 대표의 행보는 1년 남짓 남은 대선을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승부수를 띄운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보궐선거에 명운을 걸었던 이 전 대표는 참패 성적표를 받아든 이후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추락하며 수세에 몰린 상황이다. 이런 국면에서 청와대와 날을 세워봤자 친문 지지세만 깎일 뿐 득 될 게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는 최장수 국무총리 경험을 내세우며 문 정부와 '운명공동체'임을 강조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와 이재명vs이낙연의 미묘한 줄타기…최종 승자는?
반대로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같은 날 경기도 독자 백신 접종 계획 검토 발언으로 본격적인 대권 행보에 시동을 걸었다. 이 지사는 15일 열린 경기도의회 임시회에서 "다른 나라들이 개발해 접종하고 있는 백신들을 경기도에서라도 독자적으로 도입해 접종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지사가 청와대와 선 긋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보궐선거 참패 이후 정부여당의 지지율이 하락세를 면치 못하자, 이 지사가 출구전략으로써 '각자도생'을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야당에서도 이 지사의 독자 백신 접종 계획이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추긴다고 조롱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지사의 백신 접종 계획은 문 정권의 백신정책 무능과 실패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경기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도입할 수 있다면 정부는 그동안 무엇을 했는가. 어느 경우든 문재인 정권의 임기 말 레임덕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 짝이 없다"고 꼬집었다.
다만 이 지사 측은 "현실적으로 도가 독자적으로 백신을 확보하는 것은 어렵다"면서 "현재 실무진에서 실현 가능한 지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일 뿐이다. 어떻게든 백신을 추가 확보해 도민 건강을 지키겠다는 이 지사의 의지로 보면 된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文대통령 레임덕 위기감 속 이재명은 나 홀로 승승장구
이 지사와 이 전 대표가 엇갈린 행보를 택한 배경에는 지지율 흐름이 있다. 민주당의 보궐선거 참패 이후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은 한 자릿수로 떨어진 반면, 이 지사의 지지율은 나 홀로 상승하면서다.
한국갤럽이 지난 13~15일 전국 18세 이상 1005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 적합도를 조사해 16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이 지사는 24%로 오차범위 내 2위(1위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 25%)를 차지한 반면 이 전 대표는 5%로 내려앉았다. 이 지사는 동률, 이 전 대표는 2%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같은 조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0%로 지난주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역대 최저치다. 부정 평가는 지난주보다 4%포인트 상승한 62%로 조사됐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고)
이처럼 이 전 대표는 보궐선거 참패로 정부여당과 함께 민심의 쓴맛을 봤지만, 이 지사의 지지율은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때문에 정부여당이 민심을 수습하지 못한다면 이 지사의 '거리두기' 전략은 더욱 가속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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