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저와 함께 밤 산책 하실래요?"

2021. 4. 1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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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건 특별한 선물이다.

또 하나의 별명 '프로 산책러' 유희열이 서울의 정감어린 동네의 밤을 걸어낸 에세이 '밤을 걷는 밤'(위즈덤하우스)를 냈다.

동명의 카카오 TV오리지널 예능을 재구성한 책은 밤의 고즈넉한 골목과 길을 그와 함께 걷는 산책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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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나고 자란 동네가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건 특별한 선물이다. 방송인이자 싱어송 라이터 유희열은 그런 점에서 축복받았다. 그는 서울 청운동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토이로 음악활동을 시작한 곳도 그곳이니 ‘내 동네’라고 말뚝 박을 만 하다.

또 하나의 별명 ‘프로 산책러’ 유희열이 서울의 정감어린 동네의 밤을 걸어낸 에세이 ‘밤을 걷는 밤’(위즈덤하우스)를 냈다. 동명의 카카오 TV오리지널 예능을 재구성한 책은 밤의 고즈넉한 골목과 길을 그와 함께 걷는 산책의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길은 청운동 골목에서 시작된다. 저녁 밥 먹으라는 엄마들의 목소리가 담장너머로 들릴 때까지 정신없이 뛰어놀던 골목, 아이들이 다 가고 나면 혼자 덩그러니 남아있던 골목에 서서 그는 어느새 아이가 돼 있다. 일을 하시던 엄마가 돌아오는 시간은 통행금지 즈음. 버스 정류장 팻말 근처를 서성이며 엄마를 기다리던 시간들이 사무치게 그리워진다.

길은 윤동주 문학관으로 이어지고, 지금 시인의 언덕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인기다. 이길의 절정은 무무대. 서울의 야경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곳이다.

후암동은 그에겐 처음이다. 후암은 우리말로 두텁바위. 사람들이 간절히 소망을 빌던 둥그렇고 두터운 바위가 있었다고 전한다.

해방촌 108계단 승강기를 보며 그는 영화 ‘중경상림’에서 양조위가 마주치곤 했던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떠올린다. 계단을 걸어올라가면 좁은 계단이 스무단 쯤 더 이어진다. 싱그러운 작은 텃밭, 옥수수밭과 고양이, 남산 타워가 저 위에서 빛나는 도심의 낯선 풍경 속, 거미줄처럼 이어지는 좁은 길들에서 그는 길을 잃는다.

산책의 묘미가 그렇듯 상념에 빠지기도 하고, 낯선 길에서 의외의 것을 맞닥뜨리면서 그의 산책은 4개월간 이어졌다. 장충동과 명동, 홍제천, 천장산 하늘길, 압구정동, 방이동, 성북동, 합정동 등 변화를 거듭하는 도시의 동네들을 걸어내며 그 만의 예민한 감수성으로 삶의 번잡함이 살짝 숨죽인 밤의 이면을 들여다보고 느끼고 그려낸다.

유희열은 “산책하는 마음으로 읽어주셨으면 좋겠다. 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제가 좀 앞서 걸어가고 있고 한번 같이 밤 산책을 떠나신다, 하는 마음”으로 읽어주길 독자들에게 기대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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