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 변호사 "독립운동가 후손들 못 배워" 비하 논란

류원혜 기자 2021. 4. 16.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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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회 고문변호사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폄훼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다.

정철승 광복회 고문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11일 광복회 행사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항의하며 멱살을 잡은 독립유공자 김임용(69)씨에 대해 "김씨는 '임시의정원 의장 김붕준 선생의 손자'라고 쓰인 명함을 들고 다니는 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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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 야외광장에서 열린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독립운동가 후손인 김임용씨(왼쪽 선글라스 남성)가 김원웅 광복회장의 멱살을 잡자 관계자들이 이를 제지하고 있다./사진=뉴스1

광복회 고문변호사가 독립운동가 후손을 폄훼하는 듯한 글을 올려 논란이다.

정철승 광복회 고문변호사는 지난 12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11일 광복회 행사에서 김원웅 광복회장의 정치적 행보에 항의하며 멱살을 잡은 독립유공자 김임용(69)씨에 대해 "김씨는 '임시의정원 의장 김붕준 선생의 손자'라고 쓰인 명함을 들고 다니는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만큼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자부심이 크다는 것이겠지만, 한편으론 그 외엔 자신을 드러낼 성취가 없다는 의미"라며 "같은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안쓰럽게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독립운동가 후손들은 대개 가난한 가정환경에서 성장해 제대로 교육 받지 못했고 온전한 직업도 갖기 어려웠다"며 "그러다보니 일부는 태극기 집회에 나가서 '박근혜 탄핵 무효'를 외치기도, 일부는 광복회관 앞에서 '김원웅 빨갱이'라고 시위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발언'으로 비판 받고 있는 김 회장에 대해서는 "민주당과 유착해 과도한 정치적 행보를 한다는 지적은 국가원로인 광복회장이 정쟁에 말려들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타당하다"면서도 "정치적 중립을 지키지 못했다는 비난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정 변호사는 "어떻게 독립운동가 후손이 국민의힘과 민주당 사이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할 수 있겠냐"며 "기본 역사 의식과 독립운동가 후손이라는 자각만 있어도 스스로 쉽게 깨달을 수 있을 텐데, 그것조차 안 될 정도로 개탄스러운 수준의 후손들이 많다"고 말했다.

끝으로 "광복회장이 정치적 발언을 많이 한다는 이유로 국가행사장에서 회장 멱살잡이를 하는 광복회원이라니"라며 "독립운동을 하면 3대가 망한다는 말은 후손들이 이 지경이 된다는 의미도 포함된 것인가 보다"라고 했다.

앞서 김 회장은 과거 국회 기자회견에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의 전신)을 두고 "토착 왜구가 서식하는 정당"이라고 발언했다.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따라 광복회는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해선 안 된다. 이에 광복회 회원들은 지난 6일 광복회관을 직접 찾아 항의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지난 11일 '제102주년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기념식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친일 반민족 기득권 세력'이라고 언급해 또다시 논란을 야기했다.

이후 광복회는 지난 13일 김 회장 멱살을 잡고 광복회관에 무단침입했다는 이유로 김씨를 내부 징계 절차인 '상벌위원회'에 소환했다. 상벌위원회는 오는 23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4층 독립유공자실에서 열린다.

한편, 김임용씨는 임시정부 입법기관인 임시의정원에서 의장을 지낸 당헌(棠軒) 김붕준(1888~1950) 선생의 손자다. 당헌 선생뿐 아니라 부인 노영재 지사와 아들 김덕목 지사, 큰 딸(김효숙 지사)과 작은 딸(김정숙 지사), 큰 사위(송면수 전 국방부 초대 정훈국장)와 작은 사위(고시복 전 육군 준장) 등 일가족 7명이 모두 독립운동을 한 애국지사 집안이다.

정철승 변호사는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독립운동가 윤기섭 선생의 외손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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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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