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범계 '이성윤 기소' 보도에 "누구 작품인지" 불쾌감 표시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15일 오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종합청사로 출근하고 있다. /뉴시스

‘이성윤 기소’보도에 침묵하던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수사는 타이밍이라는 얘기를 안 들었으면 좋겠다”며 “여러 가지 생각이 들게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박 장관은 16일 정부과천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후보 압축 작업은 아직까지 진행되고 있지 않아 유력 후보가 누구라고 얘기할 수 없는 단계”라고 했다. 그러면서 “수사는 검사의 직무이고 수사의 단서가 있으면 검사는 수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러나 ‘수사는 타이밍이다’이런 얘기는 안 들었으면 좋겠다. 여러 생각이 들게 하는 시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지검장 기소 방침에 대한)공식적인 보고를 받은 바는 없다”며 “누구의 작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수사가 언론하고 매우 밀접하구나 하는 생각은 가졌다”고 했다.

박 장관은 전날 ‘이성윤 지검장 기소 방침’ 보도에 대한 취재진 질문에 “지켜보겠다. 오늘 침묵하게 해 달라”며 말을 아꼈었다. 16일 발언은 유력 총장 후보였던 이 지검장 기소 방침 보도로 차기 총장 인선에 영향을 미쳤다며 불쾌감을 표시한 것이다.

박 장관은 “대통령께 제청하기 위한 준비를 시작하겠다”며 본격적으로 후보 인선 작업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그는 김학의 전 차관 사건 관련 언론보도에 대한 대검의 ‘피의사실 공표’조사와 관련 “대검 혹은 중앙지검을 통한 피의사실 공표와 관련된 것들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일부러 보고받지 않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법무부와 대검 감찰부가 합동 감찰을 통해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책이 나올 것”이라며 “피의사실 공표,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 규정에서 여러분께서 많이 지적하시는 소위 내로남불의 문제를 포함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내로남불’ 아니라는 박범계에, " ‘내알남피'냐 " 비판

박 장관은 앞서 김 전 차관에 대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을 수사하는 중앙지검 형사 1부 등에 대해 언론보도를 합동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정권에 불리한 사항에 대해서만 ‘피의사실 공표 금지’를 선택적으로 적용한다는 ‘내로남불’ 비판이 높았다.

한 부장검사는 “한명숙 전 총리 사건의 합의과정을 공개한 임은정 부장검사나 소셜미디어를 통한 수차례 부적절한 발언으로 고발까지 당한 진혜원 검사 등 친여 성향 검사들에 대해선 감찰을 손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검사는 “정권에 불리한 수사만을 대상으로 피의사실 공표 훈령을 적용한다면 누가 수긍할 수 있겠는가”라며 “이 지검장 기소방침 보도를 겨냥한 발언 또한 정권에 대한 수사를 하지 말라는 시그널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다른 검사는 “박 장관이 피의사실 공표에 대해 ‘내로남불이 아니다'고 했는데, 내 편이 공표하면 ‘알 권리'고 남의 편이 공표하면 ‘피의사실 공표’ 라는 식이니 ‘내알남피’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