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체, 미일정상회담 앞두고 "노골적 대립, 日에 못견딜 결과 초래"

스가 총리의 외교적 성과 아닌 '시험대'
"미국에 동조해 반중 전선 참여한다면 보복" 시사

(서울=뉴스1) 윤다혜 기자 = 중국 관영 매체가 16일(한국시간 17일 새벽)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은 스가 요시히에 일본 총리의 외교적 성과가 아닌 '시험대'라며 이 자리에서 중국과 대립을 심화시킨다면 일본은 '견딜 수 없는 결과'를 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16일 중국 내 전문가들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 의존도가 매우 높은 일본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반중 전선'에 적극 참여해 중국과의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스가 총리는 전날 오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릴 조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했다. 지난 1월 바이든 행정부 출범 후 외국 정상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미일동맹을 재확인하는 것은 물론 중국 견제에 집중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스가 총리에게 '반중 전선'에 적극 참여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이 일환으로 미국은 회담 직후 내는 공동성명에서 대만 문제가 명시된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을 일본 측에 촉구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매체는 미국이 대만 문제에 있어 일본을 인도-태평양 전략의 최전선에 두기를 열망하고 있지만 일본은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을 따르는 것은 곧 중국과의 전면전을 의미하기 때문이라는 게 글로벌타임스의 주장이다.

베이징 소재 중국사회과학원의 미국 연구원인 뤼샹은 "일본이 미국을 따른다면 이들은 안보, 정치, 경제 등 분야에서 감당할 수 없는 결과를 안게 될 것"이라며 "일본은 중국과의 대결에서 자신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최근 중국 군용기 25대가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한 것은 "대만 문제에 있어 외국군의 개입을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중국군의 능력을 과시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하이둥 중국외교대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조차 역량이 부족하다"고 주장하며 미국과 일본의 대만 문제 개입을 비판했다.

리 교수는 미국이 앞으로 계속해서 일본에 대만 문제를 지지하라고 압박할 것이라면서도 "일본은 이 문제를 간섭할 수 있는 자원과 능력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은 일본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화살을 겨누고 있다"고 경고했다.

글로벌타임스는 대일본 보복 조치로 '무역'을 꼽았다. 무역 방면에서 일본에게 더욱 중요한 국가는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일본 재무성 자료를 인용해 중국은 지난 2020년 미국을 제치고 일본 최대 수출국이 됐다고 강조했다.

뤼 연구원은 이같은 점을 언급하며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일본은 현재 경기 부양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 상황에서 중국과 대립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매체는 스가 총리의 외교 능력도 지적했다. 이들은 "최근 일본이 미국에 아부하는 모습을 보면 스가 정부는 역대 가장 약한 일본 정권임을 알 수 있다"고 맹비난했다.

랴오닝 사회과학원 뤼차오 교수는 "스가 총리는 전임 아베 신조 총리의 정책을 물려받았지만 국제문제 경험이 거의 없고 중-일, 일-미 관계를 다루는 데 있어 비전과 약점이 충분히 드러난다"고 말했다.

뤼 교수는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스가 총리의 정책은 국내에서도 강한 역풍을 맞아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dahye1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