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 시승기]높고 긴 스타리아.. 휴식에 업무까지 '공간의 재발견'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2021. 4. 16.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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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간이 재발견되고 있다. 영화 감상이나 잠을 자고, 업무에 운동까지 집에서 할법한 일들이 차 안에서 이뤄진다. 이동을 위해 잠시 머무는 곳에서 또 하나의 정주 공간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 공간의 크기도 중요해졌다. 몸에 딱 맞는 정장보다 넉넉한 캐주얼이 편한 것처럼 차량 실내가 넓을수록 공간에 대한 만족도는 올라간다. 이전에는 운전에 대한 부담과 낮은 가성비 때문에 대형차를 꺼려했지만 가치추구가 소비 형태로 자리 잡으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높이 1990mm·길이 5255mm의 거구 ‘스타리아’에 대한 시장 관심은 폭발적이다. 이 차는 사전계약 첫날에만 1만1003대가 등록됐다. 대중적인 준중형 세단 아반떼(1만58대)와 SUV 대표 모델 투싼(1만842대)을 뛰어넘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스타리아는 높은 전고와 넓은 전폭, 긴 전장을 자랑한다. 비교 대상으로 꼽히는 카니발(전고 1775㎜, 전장 5155㎜)보다 높고 길다. 낮은 지상고를 적용해 최대 실내 높이를 1379㎜까지 높였다. 지난해 교육부가 발표한 초등학교 3학년 평균 신장 133.4cm보다 높다. 10세 남짓한 어린이가 실내에서 허리를 굽히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다.

지난 15일 고급형인 ‘스타리아 라운지(7인승)’를 통해 이 같은 공간감을 직접 경험해봤다. 자동 슬라이딩도어를 열고 차 안으로 들어오면 2열 개별 좌석이 눈에 먼저 들어온다. 국내 표준체격의 성인키보다 긴 전폭(1995mm) 설계로 인해 두 좌석 사이도 한결 여유롭게 분리돼 있었다. 스타리아 라운지 전용 다이나믹 웰컴 라이트와 64색 엠비언트 무드램프는 탑승객을 반긴다.

인조가죽 시트와 헤드레스트 감촉은 매우 부드럽다. 특히 좌석 하단 릴렉션 버튼을 2초간 누르면 무중력 자세가 잡혀 안락한 상태를 만든다. 엉덩이를 시트에 밀착시켜 척추의 균형을 바로잡아 몸을 이완시키는데, 느낌이 좋아 경기도 고양시 현대모터스튜디오에서 기착지인 경기도 김포시 캠프원 스튜디오를 가는 내내 이 기능을 활용했다. 또한 널찍한 통창과 선루프는 시원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2열 통창은 시내버스처럼 수동으로 열고 닫을 수 있었다. 3열도 성인 3명이 앉기 충분한 공간이 나왔지만 차체 뒤로 갈수록 노면 충격이 고스란히 전달돼 안정적인 승차감을 기대하긴 어렵다.

스타리아는 다목적 차량답게 곳곳에 수납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클러스터 하단과 오버헤드콘솔, 센터페시아 상·하단 등 숨겨진 곳에 물건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많다. 좌석 마다 USB 충전 시설도 탑재했다. 이날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스타리아 라운지 9인승은 2열을 180도 회전할 수 있고, 스타리아 투어러는 2열부터 모든 좌석을 앞으로 접어 평탄한 실내 공간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기착지에서는 자리를 바꿔 운전대를 잡았다. 차체가 워낙 커 일반 승용차와 비슷한 크기의 계기판과 센터페시아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화면이 작게 느껴질 정도다. 스타리아는 인포테인먼트 화면 및 공조 전환 조작계를 일체형으로 구성하고, 컬러 LCD 클러스터를 대시보드 상단에 배치해 시인성이 좋았다.

시동을 걸자 디젤 엔진 특유의 소음과 진동이 실내로 유입됐다. 저속구간에서도 소음이 이어져 승차감을 방해했다. 다만 고속구간에 진입해서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달리기 능력은 평범한 수준이다. 급격한 속도변화 보다는 완만한 가속으로 안전하게 차체를 이끌었다. 제동 능력은 즉각적이진 않았지만 공차중량(2390kg)을 감안하면 준수한 편이었다.

스타리아는 무거운 짐이나 많은 탑승객을 싣고 다녀야하기 때문에 안전에 더욱 신경을 썼다. 특히 국내에 판매되는 전 모델 전 좌석에 3점식 시트 벨트 및 헤드레스트와 전복감지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7개의 에어백을 기본 적용했다. 현대차 최초로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와 차로 유지 보조(LF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SCC) 역시 기본으로 넣어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추가로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서라운드 뷰 모니터(SVM) 등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선택 사양으로 제공함으로써 운전 편의성도 놓치지 않았다.

왕복 약 100km 시승을 마친 후 최종 연비는 13.5km/ℓ가 나왔다. 제원상(10.8km/ℓ) 연료효율성을 뛰어넘는 높은 연비를 실현했다.

스타리아는 용도에 따라 승용 고급 모델 ‘스타리아 라운지’와 일반 모델 ‘스타리아’ 두 가지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스타리아 라운지는 7인승과 9인승으로 구성된다. 스타리아는 투어러(9·11인승)와 카고(3·5인승) 등 고객의 다양한 목적에 맞춰 좌석을 설계할 수 있다.

스타리아는 디젤과 LPG, 두 가지 파워트레인으로 운영된다. 디젤은 R 2.2 VGT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177마력과 최대토크 44.0kgf·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여기에 악천후 및 험로에서도 자신감 있는 주행을 돕는 상시 4륜구동 시스템(AWD) HTRAC 사양도 마련했다. LPG의 경우 스마트스트림 LPG 3.5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240마력, 최대토크 32.0kgf·m의 동력성능을 갖췄다.

가격은 2726만 원(디젤, 카고 3인승 기준)부터 4135만 원(스타리아 라운지 7인승 기준) 사이로 책정됐다.

고양=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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