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앞에선 "통합!" 뒤에선 "담합?"..野 중진들, 당권 놓고 기싸움
홍문표, '주호영·정진석 단일화론'에 "담합인가"
당 떠난 김종인 겨냥한 권영세 "마시던 물에 침 뱉기"
유력 주자들 견제 당분간 계속될 듯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이 기사는 이데일리 홈페이지에서 하루 먼저 볼 수 있는 이뉴스플러스 기사입니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주자들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기싸움에 돌입한 모양새다. 당 대표 유력 주자로 꼽히는 주호영·정진석 의원에 대한 견제는 물론, 추대설이 나오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한 날선 반응까지 나오고 있다.
홍문표 “주호영·정진석 단일화? 담합이냐”
이들의 묘한 신경전은, 지난 14일 중진 연석회의에서 시작됐다. 4·7 재보선 이후 처음으로 중진 의원들이 모인 자리였다. 공개 발언 시간에는 다수 중진들은 국민의당과 합당을 통한 ‘야권 통합’을 한목소리로 촉구했다.
서병수 의원은 “선거 때 약속한 국민의당 합당은 지켜야 한다”며 “우리 당 대표 선출이나 지도체제 구성은 계속해나가면서 실무기구를 만들어 합당의 걸림돌을 제거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정진석 의원은 “더 큰 제1야당, 더 큰 2번을 만들겠다는 국민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자강 먼저 해야 한다. 통합을 먼저 해야 한다는 논란이 있는 것 같은데 통합이 곧 자강이다”고 거들었다. 박진 의원 또한 “야권 통합은 국민의 지상명령”이라며 “통합 없이 정권 교체가 될 수 없다는 게 국민 생각이고 당의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는 차기 당권을 둘러싸고 ‘견제구’가 쏟아졌다.
당 대표 출마를 준비 중인 홍문표 의원은 주 대표 대행과 정진석 의원 간 단일화 언론 보도를 제시하면서 ‘담합’을 고려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했다.
그는 “조직과 체제를 혁신하고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도록 노력해야 할 당의 중진의원들의 당 대표 담합 소식에 국민과 당원들은 70~80년대 정치로 돌아가는 것은 아닌지 많은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며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구태정치이자 나눠먹기식 패거리 정치라며 이런 추잡한 정치를 즉각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당사자들은 사실이 아니라고 극구 부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조경태 의원은 주 대표 대행의 당권 도전과 관련해 “빨리 결정하라”고 압박했고, 주 대표 대행은 “빨리 결정을 하겠다”고 답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현직 원내대표인 주 권한 대행의 당권 도전 여부에 전당대회 일정 및 대결 구도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권영세 “김종인, 마시던 물에 침 뱉나”
당을 떠났지만, 여전히 쓴소리를 멈추지 않고 있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성토 대회도 이어졌다. 앞서 김 전 위원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이 당을 떠나자 당권 다툼이 벌어진 상황에 대해 “아사리판”이라며 국민의힘을 비판했었다. 아울러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행보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 가지 않을 것 같다”고도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권영세 의원은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훌륭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고 말했다. 권 의원이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사실상 김 전 위원장을 겨냥한 셈이다. 정진석 의원도 “내부로 향하는 총구는 더 이상 없다. 총구의 방향은 대민과 국민을 불편하고 어렵게 만든 정부·여당을 향할 것이다”고 에둘러 표현했다.
비공개로 전환된 회의에서도 김 전 위원장의 거친 언사를 우려하는 이야기가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회의에 참석했던 중진 의원은 “김 전 위원장의 발언이 너무 강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그래도 당을 떠난 분에 대한 최소한 예우를 지켜야 한다는 방향으로 뜻이 모아졌다”면서도 “반대로 생각하면, 김 전 위원장이 그만큼 당에 관심이 있다는 의중이 아니겠나”라고 귀띔했다.
원내대표와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재·보선 승리를 이끈 주호영, 정진석 의원은 당원의 표심을 얻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다.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부정적으로 거론하는 배경에는, 역으로 당권 도전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사실상 전당대회 출마자들이 가장 경계해야 할 경쟁자들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이다.
당권 주자 측 모 관계자는 “주호영·정진석 의원이 단일화를 한다든지, 김 전 비대위원장을 추대해야 한다든지 그런 말들이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 다른 인사들의 주목도가 떨어진다”며 “해보나 마나 한 전당대회가 될 수도 있어 걱정이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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