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모자 돌려쓰고 랩하고"..태영호·지성호, 두 탈북의원의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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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선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300명의 국회의원은 모두 저마다의 삶의 이력을 가졌지만 이 가운데 태영호·지성호 두 국민의힘 의원은 탈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지 의원은 뉴스1과 서면 인터뷰에서 "첫 국회의원 생활로 의정생활 초반 익숙하지 않은 부분 때문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이제는 적응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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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제비' 출신 지 의원 "국민 눈초리 예리했다..겸손하게 희망 잃지 않게 최선"
(서울=뉴스1) 김일창 기자 = 지난해 4·15 총선에서 당선돼 21대 국회에 입성한 300명의 국회의원은 모두 저마다의 삶의 이력을 가졌지만 이 가운데 태영호·지성호 두 국민의힘 의원은 탈북자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16일 태영호·지성호 의원은 당선 1주년을 맞아 뉴스1 기자에게 지난 10개월간의 의정활동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태 의원은 "이번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치르면서 1년 전 제 선거운동 때 생각이 많이 났다"며 "그동안 참 많은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 1년 전에는 모르는 주민에게 인사를 하고 명함을 건넨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쑥스러웠는데 지금은 그 쑥스러움이 훨씬 사라진 것 같다"고 말했다.
1962년생으로 올해 나이 60세인 태 의원은 이번 4·7 서울시장 보궐선거 유세현장에서 캡모자를 뒤로 돌려쓰고 랩을 했다. 가사는 단순했지만 북한 최고위급 외교관 출신이 랩을 시도한 자체만으로도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태 의원은 실제 탈북자 중 최고위급 외교관 출신이다. 북한의 해외공관은 대사를 시작으로 공사, 참사관, 1등서기관, 2등서기관, 3등서기관 순인데 태 의원은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직에 있었다.
태 의원은 탈북자 출신 최초의 지역구(서울 강남갑) 의원이다. 조명철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이 지난 19대 국회 때 처음으로 입성했지만 비례대표였다.
태 의원은 "강남주민들에게 얼마나 스며들었나 생각해본다"며 "법안을 발의하고 GTX-A 우회노선 추진 불씨를 살려내는 등 나름의 노력을 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칭찬'도 빼놓을 수 없다. 진 전 교수는 태 의원이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성)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한 글을 자신의 SNS에 포스팅하며 "이분, 감각 뛰어나요. 북조선에서 온 노인이 남조선에서 태어난 청년보다 낫네, 보고 좀 배워라"라고 적었다.
태 의원은 소감 말미에 "청년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당이 단합해 정권교체를 이뤄내라는 국민 명령을 명심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만을 섬기는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지 의원은 비례대표로 21대 국회에 입성했다. 태 의원이 북한 고위급 인사였다면 지 의원은 이른바 '꽃제비' 생활을 한, 태 의원과는 정반대 인생을 살았던 인물이다.
지난 1996년 북한 '고난의 행군' 시절 발생한 사고로 왼쪽 다리를 잃었지만, 그럼에도 지난 2006년 목발을 짚고 탈북에 성공한 인물이 바로 지 의원이다.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4~5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사망설에 대해 사실이라고 자신했던 것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며 한 차례 곤욕을 치렀지만, 이는 향후 의정활동의 '예방주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지 의원은 뉴스1과 서면 인터뷰에서 "첫 국회의원 생활로 의정생활 초반 익숙하지 않은 부분 때문에 힘든 점도 있었지만 열심히 하다 보니 이제는 적응이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 결과를 어떻게 평가하느냐라는 질문에는 "역시 국민의 눈초리는 예리했다"며 "선거철만 국민 속이 아닌, 일상이 선거운동이란 자세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고 설명했다.
지 의원은 "앞으로도 국민에게 필요한 정책, 법을 만들기 위해 현장중심의 의정활동을 하겠다"며 "겸손하게 국민만 보고 일하고 청년이 희망을 잃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icki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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