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이마트 500개' 콕 집은 롯데마트, '최저가+엘포인트' 반격 현장엔..

김종윤 기자 2021. 4. 16.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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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 경쟁 동참..적립 혜택 5배 늘려
"비싼 제품은 일주일마다 가격 조정할 것"
롯데마트가 엘포인트를 5배 적립해주는 행사를 시작했다.© 뉴스1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평소 엘포인트는 다른 포인트와 달리 적립과 사용처가 다양해 애용하고 있어요. 매번 적립 금액은 많지 않지만 몇 개월 후에 쌓인 금액을 쏠쏠하게 쓸 수 있습니다. 롯데마트가 최저가와 엘포인트(L.POINT) 적립까지 주는데 다른 곳을 찾을 이유가 있나요." (40대 여성 고객)

롯데마트가 이마트를 겨냥해 꺼낸 '엘포인트 5배 적립' 행사 첫날인 지난 15일 롯데마트 서울 은평점. 이미 매장 곳곳 다양한 제품에 '포인트 5배'라는 안내 문구가 걸려 있었다. 이달부터 진행한 창립 23주년 할인 행사까지 겹치면서 소비자 혜택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하다.

한 30대 여성 손님은 우유 판매대에서 엘포인트 행사 적용과 미적용 제품을 비교하고 있었다. 그는 포인트 적립 안내 문구를 유심히 읽고 난 후 포인트 추가 혜택을 받는 우유를 카트에 실었다.

500개 생필품, 이마트와 동일 가격…엘포인트 5배 적립

롯데마트가 유통업계에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최저가 전쟁'에 참전했다. 이달 이마트가 최저가로 제시한 500개 제품을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는 정책을 꺼냈다. 동시에 엘포인트 5배 적립이란 카드로 맞불을 놨다. 동일한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 입장에선 이마트보다 풍성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매장에서 만난 고객들은 활용 범위가 넓은 엘포인트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엘포인트 사용을 위해 롯데마트를 다시 찾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엘포인트는 롯데 계열사뿐 아니라 다른 업체와 협업으로 온·오프라인 사용·적립 구조를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한 30대 여성은 "이미 롯데카드를 쓰고 있어 자연스럽게 엘포인트를 적립하고 있었다"며 "엘포인트는 항공사 마일리지 전환과 배달의민족에서도 쓸 수 있어 요긴하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판매 가격에 차이는 거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온라인을 통한 최저가 검색이 가능한 상황에서 양사가 가격차를 크게 두고 판매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최저가에 엘포인트 적립 혜택까지 제공하는 롯데마트를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또 다른 여성은 "행사 적용에 따라 일부 비싼 혹은 저렴한 제품이 있을 것"이라며 "집 앞 롯데마트 대신 몇백원 아끼려고 멀리 찾아갈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실제 이날 롯데마트가 행사 품목으로 정한 제품 대부분은 이마트와 동일한 가격으로 팔리고 있었다. 소비자 혼란을 줄이고 최저가 검색이란 불편함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일부 제품은 이마트보다 여전히 비쌌다. 대표적으로 맥심 모카골드 마일드(20개)는 이마트보다 100원 높은 3280원에 팔리고 있었다. 롯데마트는 이마트와 가격 비교해 비싸다면 일주일마다 가격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이마트가 쿠팡보다 가격이 비싸면 가격을 낮추기로 한 정책과 동일한 구조다. 결국 쿠팡과 롯데마트에서 동시에 팔리는 제품 가격이 최종적으로 같게 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객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더는 것은 물론 더 큰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행사를 준비했다"며 "가격에 대한 고민 없이 쇼핑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적립금 5배 혜택을 제공하기로 선택한 행사 품목.© 뉴스1

◇ 쿠팡發 유통업계 뜨거워진 마케팅 전쟁 롯데마트는 창립 23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할인행사 중에 엘포인트 적립 5배라는 혜택까지 더했다. 추가적인 비용 부담에도 고객을 뺏기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그만큼 쿠팡과 이마트의 공격적인 마케팅에 지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업계에선 롯데마트가 최저가 전쟁 참전으로 유통업계의 경쟁이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내다봤다. 경쟁의 시발점이었던 쿠팡이 뉴욕 증시 상장으로 5조원이라는 실탄을 확보하면서 경쟁사 대비 여유 자금이 생겼기 때문이다. 월등한 바잉파워에다 구매 금액과 상관없은 로켓배송 무료 혜택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는 강력한 무기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넉넉한 실탄으로 또 다른 카드를 꺼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마트·롯데마트와 달리 신선식품을 앞세운 마켓컬리도 대형마트를 긴장시키고 있다. 채소·과일·수산·정육 등 약 60개 제품을 1년 내내 낮은 가격에 판매하는 EDLP(Every Day Low Price) 정책을 내놓으면서 대형마트와 다른 독자 경쟁력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접근성 높은 편의점까지 신선식품에 최저가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비자들이 기피하는 오프라인으로 고객을 모으기 위한 마케팅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passionkj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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