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빨대퀸' 이건영 PD "뻔뻔함이 차별점, 노골적으로 욕망하는 프로"

진향희 2021. 4. 16. 07:0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조회수 안 나올까 엄청 쫄린다"
"미친 텐션 홍현희, 몸 던져 플레이"
"N잡 고민하는 직딩들에게 작은 숨구멍 내주는 프로"
‘빨대퀸’은 이건영 PD가 카카오TV 이적 후 선보인 첫 작품이다. 제공ㅣ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빨대퀸’은 2시간 만에 50만뷰, 하루 만에 조회수 170만뷰를 기록했다. 이 프로그램은 ‘와썹맨’ ‘시즌비시즌’ 등 재기발랄한 디지털콘텐츠를 선보인 이건영 PD(36)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이적 후 선보인 첫 작품이다.

‘빨대퀸’은 홍현희가 이른바 ‘빨대를 꽂을 만한’ 각양각색의 꿀잡들을 직접 경험해보고, 이를 통해 얻은 수입은 시청자들에게 돌려주는 콘셉트다. 최근 본업 외 월수입을 확대하는 ‘N잡러’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해 기획한 프로그램이다.

최근 화상 인터뷰를 통해 만난 이건영 PD는 첫방송 이후 뜨거운 반응에도 “이직 후 새로운 콘텐츠를 내보인다는 점에서 조회수 안 나오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엄청 쫄린다”며 엄살을 떨었다.

JTBC 스튜디오에서 잘 나가던 그가 카카오 엔터테인먼트로 이적한 이유는 뭘까. 이 PD는 “콘텐츠 사업도 하고 플랫폼 사업도 동시에 한다는 점이 가장 컸다”고 했다. “카카오엔터 같은 경우엔 웹툰, 웹소설을 제공하는 플랫폼 사업도 한다. 유튜브 알고리즘이 바뀌면서 조회수가 떡락하는 걸 경험해 봤기에 이런 점이 끌렸다”는 것.

‘빨대퀸’의 차별점을 묻자 “뻔뻔함이라 생각한다”고 거침없이 답했다.

“제가 올해 서른 여섯이 됐는데 친구들은 만나면 주로 ‘아파트 사자’는 얘기, ‘주식 뭐 투자했냐’ ‘나중에 부자되자’는 얘길 많이 해요. 아파트는 현실적으로 어려웠고, 주식은 ‘개미는 뚠뚠’이 잘 하고 있고. 그래서 돈 벌자는 화두를 갖고 프로를 제작하게 됐죠.”

이 PD는 “그 전엔 돈돈 거리고 노골적으로 욕심내고 욕망하는 프로가 없었다. 저희 프로는 뻔뻔하게 돈돈 거리며 조회수 올리려고 빨대를 꽂는다”며 “넷플릭스 프로에도 빨대 꽂아보고 ‘놀면 뭐하니’에도 빨대 꽂아보고 ‘미스트롯’에도 꽂아서 조회수를 올려보고 싶다. ‘뻔뻔한 프로를 만들어 보자’가 차별점이자 콘셉트”라고 소개했다.

“저도 전세를 살고 있어요. 아파트를 사서 옮기는 게 소원인데 월급으론 사기 어려워졌죠. 그런 부분에서 사람들이 재테크에 관심을 갖고 있지 않나 싶어요. 카카오 엔터로 옮기고 나서 형편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버지 세대처럼 돈 모아서 집 사는 세상은 아닌 것 같다고 느낍니다. 예전엔 그런 희망을 갖고 회사를 다녔는데 요즘엔 좀 그런 게 없어지지 않았나 싶고요. 그래서 딴 주머니를 차고 싶어 하는 것 같아요. 회사 다니면서 어떻게 N잡을 할 수 있을까, 하는 분들에게 작은 숨구멍 하나 내주는 의미에서 기획하게 됐습니다.”

홍현희는 남편 제이쓴과 방송에 등장, 꿀잡에 빨대를 꽂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재치만점 활약으로 ‘소통퀸’임을 입증했다. 제공ㅣ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빨대퀸’은 홍현희의 열정적인 텐션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다. 이 PD는 홍현희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미친 텐션이 정말 좋다”고 했다. 이어 “오디오가 쉼 없이 나온다. 편집할 때 보면 믹싱 감독님이 고생한다. 텐션이 높아서”라고 만족감을 전했다.

“예전부터 홍현희 씨와 하고 싶었는데 그땐 유튜브라 제약이 있었죠. 실제 녹화를 해보니 디지털에 잘 어울리는 출연자였어요.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새로운 아이템에 빠르게 대처하냐가 중요한데 유튜브 말고도 SNS나 인스타를 통해서도 팬들과 소통하고 있고, 저희에게 아이템 제안을 주기도 해요. 거리낌 없이 제작하고 싶다는 생각을 늘 했는데 제작진보다 더 과감하게 몸을 던져 플레이 해주는 출연자죠.”

‘뺄대퀸’의 아이템은 무궁무진하다. 돈이 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 지난 9일 첫 공개된 ‘빨대퀸’에서는 홍현희가 카카오톡 이모티콘에 빨대를 꽂기 위해 수많은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제작해 온 김나무 작가를 찾아갔다. 놀랄만한 김나무 작가의 월수입 공개에 일확천금을 꿈꾸던 홍현희는 32개에 달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사실에 멘붕에 빠졌다가, 김나무 작가가 알려준 필살기 ‘복붙’ 스킬을 적극 활용해 이모티콘을 완성해내는 파란만장 도전기로 웃음과 재미를 선사했다.

이 PD는 아이템 선정 기준을 묻자 “‘불법적인 행위는 하지 말자’가 선정 기준”이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그는 “요즘 주목하는 게 프리랜서 마켓이다. 별의 별 프리랜서들이 다 있더라”며 “신박했던 건 기계공학 전공 석사 분이었는데 중고차를 고를 때 같이 따라가서 골라준다. 안구건조증을 극복한 비법을 알려주는 N잡도 있다. 돈을 많이 버는 N잡 뿐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N잡을 고르는 게 요즘 선정 기준이다”고 설명했다.

이 PD는 “만약 N잡을 하게 된다면 자신은 어떤 직종에 관심이 있냐”는 질문에 “회사에 물어보니 겸업금지 조항이 있더라”며 “인스타 인플루언서를 하고 싶다. 맛있는 거 먹으러 다니는 걸 좋아해 음식 사진을 찍어올리곤 하는데 아직 100명 남짓이다. 저렇게 돈 벌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게스트 섭외 기준도 제한이 없다. “누구나 할 수 있는 N잡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별 거 아닌 특별한 재능을 가진 분들을 섭외하고 문을 열어놓고 촬영하면 좋겠다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블랙핑크, 일론 머스크, 조 바이든 대통령 등 돈 되고 조회수 올라가는 분들이면 뭐든 빨대 꽂자는 마음이다”며 웃으며 덧붙였다.

이건영 PD는 최종 콘텐츠는 “주주총회를 여는 것”이라고 했다. 제공|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빨대퀸’의 또 다른 재미는 ‘기프티콘 줍줍타임’이다. 시청자 ‘빨러’들에 콘텐츠의 즐거움을 더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먼저 발견해 먼저 쓰는 사람이 임자인 기프티콘들이 본편 영상 곳곳에 등장, 이를 놓치지 않고 ‘줍줍’하는 신선한 즐거움을 준 것. 1회 속 기프티콘들은 영상 공개 후 2분 만에 모두 소진됐다.

이 PD는 “수익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 공개하는 게 시대정신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이 돈을 기부할 게 아니라 팔로어들에게 뿌려서 동업자가 되어보자 생각했다”고 얘기했다.

최종 콘텐츠는 “주주총회를 여는 것”이라고 한다.

“길거리 나가서 시청자들과 촬영하면서 솔직한 얘길 듣는 게 좋아요. 요즘 시청자들과 호흡하는 프로가 많은데 저희도 시청자 소통 편을 제작해보고 싶어요. 주주총회 열어 배당금도 뿌리고요. 제가 생각하는 최종 콘텐츠입니다.”

카카오TV 오리지널 예능 ‘빨대퀸’은 각 15분 내외로 제작되며,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카카오TV를 통해 공개된다.

happy@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