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이냐 친문 재현이냐.. 막 오른 與 당권 레이스
핵심키워드 '혁신' 내세웠지만
조국·문자폭탄 평가엔 온도차
강병원 등 7명 최고위원 출사표
'친문 일색 지도부' 재현 가능성
노웅래 등 6人 "민심이반 반성"
2030세대인 정한도 용인시의원도 이날 “당이 20대 남성을 제대로 대변한 적이 없다. 확실한 변화가 있어야 한다”며 당대표 경선에 도전장을 냈다. 1991년생인 그는 2018년 지방선거에서 당선, 용인시의회에 역대 최연소로 입성했다.
5명을 뽑는 선출직 최고위원에는 친문 강병원(재선), 호남 출신 서삼석(재선), 이재명계 백혜련(재선), 문재인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을 지낸 김영배(초선), ‘친 조국’ 김용민(초선) 의원 등 7명이 후보등록을 했다. 당초 최고위원 경선만큼은 쇄신론으로 무장한 신진 주자들이 대거 등장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왔지만 공염불에 그쳤단 평가다. 강 의원은 이날 출마선언 후 열성 친문당원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태극기부대는 선동적인데, 우리 당원들은 논리적이고 설득력을 가진다”고 했고, 김 의원은 “반드시 문 대통령을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이 국민의당과 합당 문제를 놓고 연일 ‘내홍’을 겪고 있다. 전당대회를 합당 전에 여느냐, 후에 여느냐에 따라 당권 주자들 간 이해관계가 극명히 엇갈리는 만큼 당 지도부에서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당 일각에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표현대로 국민의힘이 ‘아사리판’이 돼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은 15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당대회를 먼저 하면 합당 이후 지도체제를 또 논의해야 한다”며 “(합당 논의에) 그렇게 긴 시간이 소요되지 않는다면 합당 후 단일 지도부 구성이 맞다”고 강조했다. 이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선(先) 전당대회론’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을 다시 뒤집는 발언이다. 주 권한대행은 “먼저 합당한 후 전당대회를 하자는 의견이 더 높은 것으로 안다”며 “다음 주 중에는 결론이 나고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 비대위에서는 반발이 터져나왔다. 일부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이 ‘선 합당’을 명분으로 직을 유지한 채 차기 당권까지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냐고도 의심한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비대위 회의에서는 주 권한대행이 독단적으로 국민의당과 합당을 논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비대위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합당 문제가 공식적으로 비대위에서 논의된 적도 없고, 주 권한대행 혼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쪽이랑 연락해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같이 전했다.
회의에서 김재섭 비대위원은 “합당의 당위성이 뭔가”라며 “합당은 안 대표의 일방적 선언에 불과했는데 왜 우리가 거기에 끌려가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고 한다. 김병민 비대위원은 주 권한대행을 향해 “거취부터 결정하라”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주 권한대행은 “나는 정치를 하면서 그렇게 사익을 추구한 적이 없다”고 진화를 시도했으나 반발을 잠재우진 못 한 모양새다.
초선 의원인 김미애 비대위원은 “(합당 여부는) 차기 지도부가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3선 중진인 하태경 의원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합당은 새로운 지도부가 할 일”이라며 주 권한대행의 조기 퇴진을 요구했다. 당권 주자로 꼽히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마포 포럼’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당원들 뜻을 묻지 않고 합당을 추진하는 건 반민주”라고 강조했다. 다만 주 권한대행이 전당대회 출마를 위해 물러나더라도 합당 문제 등을 둘러싼 갈등이 쉽사리 봉합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앞서 지난 12일 재선 의원들 모임과 전날 4선 이상 중진 의원들 모임, 초선 의원들 모임 등에서 주 권한대행을 견제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 바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최근 잇단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의힘 상황을 아사리판으로 규정하는가 하면, “향후 두 달은 저 모양일 것”이라고 냉소했다. 당권 경쟁과 합당 등을 놓고 국민의힘의 자중지란이 지속되면서 이런 발언이 현실화하는 것 아니냔 우려가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전 의원이 신당 창당 의사를 밝히고,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16일 만나기로 하면서 야권 제3지대 신당 성공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야권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금 전 의원이 구상을 밝힌 중도·개혁 신당 창당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금 전 의원과 김 전 위원장이 16일 회동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 합류에 공감대를 모을 경우 파급력은 더욱 세질 수 있다.
금 전 의원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어느 당으로 움직일지는 윤 전 총장의 선택”이라며 윤 전 총장과 협력 가능성을 열어뒀다. 앞서 김 전 위원장 역시 언론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이) 아사리판에 가서 무슨 이득이 있다고 (국민의힘에 입당하겠나)”라며 “금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국민의힘은 이런 움직임을 경계하고 있다. 주호영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신당 창당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보도는 언론의 작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창당론을 평가절하했다.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과거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에 연루돼) 뇌물을 받은 전과자(김종인 전 위원장)와 손을 잡겠나”라며 “그의 손을 잡는 순간에 공정의 가치도, 정의의 가치도 무너지고 말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혜진·배민영·김주영·곽은산 기자 jangh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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