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은 너무 피곤하다..백신 '희망 고문' 언제까지?
"11월 집단면역 어렵다면 이해 구하고 로드맵 다시 짜야"
(서울=뉴스1) 최현만 기자 = 얀센 백신은 혈전증 부작용 사례가 확인되면서 미국에서 접종이 중단됐고 모더나 백신은 미국에 우선 공급된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백신 접종을 바라는 국민들의 꿈이 불안감으로 바뀌는 모양새다.
국회의원, 전문가들은 국민들의 불안감을 줄일 수 있도록 정부가 백신 수급 진행 과정을 소상히 공개하고 11월 집단면역이 불가능하다면 이를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6일 국내 도입 예정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얀센, 노바백스, 모더나 등 5개사가 개발한 백신 중 일부가 부작용 및 자국 우선 공급 등으로 국내 공급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은 얀센 백신 접종을 중단하라고 지시했고 아직 접종 재개여부에 대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다.
얀센 백신을 접종받은 이들 중 6명에게서 혈전이 발생했고 그중 1명은 숨지고 1명은 중태로 입원했다. 앞서 AZ백신 접종자에게서 혈전 부작용이 확인된 데 이어 얀센 백신 접종자에서도 비슷한 부작용 사례가 나온 것이다.
국내에서 30세 이상에게만 접종이 제한된 AZ백신과 비슷하게 얀센 백신 역시 접종이 제한되거나 심지어 아예 진행되지 않을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AZ 백신은 국내에 1000만명분, 얀센 백신은 600만명분이 도입될 예정이다.
모더나 백신은 미국에 우선 공급될 예정이라 국내 공급이 뒤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앞서 우리나라는 모더나 백신 계약 초기 당시 1000만명분만을 공급받기로 했으나 후속 협상으로 1000만명분을 추가로 공급받고 공급 시기 역시 5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하지만 모더나가 7월 말까지 미국 정부에 백신 2억회분을 우선 공급한다고 밝히면서 국내 공급에 난항이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등보다 계약 순서가 늦어 공급 일정이 예상보다 더 늦을 수 있다.
방역당국은 현재 백신 공급과 관련한 해외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며 아직 국내 백신 도입 계획에 변경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아울러 상반기 백신 도입이 확정된 AZ와 화이자 백신 외에는 아직 제약사와 협의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구체적인 협의 상황을 밝히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내 백신 공급 계획이 안갯속으로 접어들면서 국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해에도 백신 계약 관련 진행 상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면서 정부에 대한 믿음을 호소했지만, 국민들에게 돌아온 건 백신 수급 경쟁에서 뒤처진 현실이었다.
이에 이용호 무소속 의원은 전날 "정부는 백신 수급 상황은 어떤지, 앞으로 집단면역까지 얼마나 걸릴지, 러시아 백신 등 타 백신 도입은 어떻게 추진 중인지 방역실상을 소상하고 솔직하게 국민들께 고백하고 공개해야 한다"며 "정부가 국민의 마음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희망고문 하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적어도 국내 방역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면 올해 상반기까지 1200만명 1차 접종과 11월까지 집단면역 달성은 어려울 것 같다고 국민들께 솔직하게 말씀드려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현 상태로는 집단면역에 6년 넘게 걸린다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고 밝혔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집단면역 목표 달성이 어렵다면 정부가 솔직하게 국민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다시 로드맵을 짜야 한다"며 "정부가 단순히 숙고하고 고려하고 있다는 애매한 말을 반복할 게 아니라 구체적인 행동을 보여줄 때"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 상황은 사실상 백신 전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대통령이 미국이나 유럽을 찾아가서 백신 공급을 호소하는 식으로 백신 외교에 나서야 한다"며 "연말이 되면 집단 면역이 된 나라들끼리만 교류하고 다른 나라에서는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경제도 위축되고 국민 심리도 우울해지는 결과를 마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chm646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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