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빛난 카를로스 로돈, 이제 날아오를까[슬로우볼]

안형준 2021. 4. 16. 06:0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스엔 안형준 기자]

로돈이 구단의 긴 기다림에 드디어 보답하는 것일까.

시카고 화이트삭스 좌완 카를로스 로돈은 4월 15일(한국시간) 열린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홈경기에서 구단 역대 20번째 노히터 대기록을 달성했다. 로돈은 9회 1사까지 퍼펙트게임을 진행 중이었지만 마지막 아웃카운트 2개를 남겨두고 로베르토 페레즈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해 퍼펙트가 깨졌다. 로돈은 침착하게 아웃카운트 2개를 더 잡아내 노히터를 완성했다.

노히터를 달성한 로돈은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시즌 첫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 승리를 거둔 로돈은 2경기 14이닝 무실점, 평균자책점 0.00의 '미스터 제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표본이 매우 작지만 시즌 초반 굉장히 뛰어난 모습으로 팀 마운드를 이끌고 있다.

이날 승리는 로돈의 데뷔 첫 완봉승이자 6년만에 기록한 완투였다. 데뷔시즌이던 2015년 기록한 완투는 8이닝 2실점 완투패. 이날 경기는 로돈이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9이닝을 투구한 경기였다. 로돈은 데뷔 7년만에 가장 빛나는 순간을 맞이했다.

1992년생 좌완 로돈은 특급 유망주였다. 노스 캐롤라이나 주립대 출신으로 201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화이트삭스에 지명됐다. 화이트삭스는 당시 로돈에게 구단 역사상 좌완 최고 계약금인 658만2,000 달러를 지급했다. '당장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수 있는 슬라이더와 최고 시속 97마일의 패스트볼을 던질 수 있는 좌완으로 미래의 1선발이 될 수 있는 투수'라는 것이 2014년 로돈에게 내려진 평가였다.

출발도 빨랐다. 대학 신인으로 지명 당시부터 빅리그에 근접한 기량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은 로돈은 2015시즌을 앞두고 전체 14순위 유망주(MLB파이프라인) 평가를 받았고 2015년 4월 말 빅리그에 데뷔했다. 루키리그 2경기, 싱글A 4경기, 트리플A 5경기가 로돈이 빅리그 데뷔에 앞서 치른 마이너리그 경기의 전부였다.

시작은 좋았다. 로돈은 데뷔시즌 26경기 139.1이닝을 소화하며 9승 6패, 평균자책점 3.75를 기록했다. 사실상 프로 첫 시즌을 빅리그에서 보내며 준수한 성적을 썼다. 화이트삭스의 기대는 한층 높아졌고 로돈은 크리스 세일, 호세 퀸타나와 함께 꿈의 좌완 트리오를 이룰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데뷔시즌은 로돈의 커리어하이 시즌이나 다름없었다. 로돈은 2년차 시즌에 28경기 165이닝, 9승 10패,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하며 규정이닝을 채웠고 세부지표에서 근소한 발전을 이뤘지만 거기까지였다.

로돈은 2017시즌부터 어깨와 팔 문제에 지속적으로 시달렸다. 2017시즌에는 점액낭염으로 12경기 69.1이닝을 소화하는데 그쳤고 2018년에도 어깨 문제로 20경기 120.2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2019년에는 팔꿈치 부상으로 7경기 34.2이닝 투구에 그쳤고 2020시즌에는 어깨 통증으로 4경기 7.2이닝으로 시즌을 마쳤다. 로돈은 데뷔 6시즌 동안 97경기에 등판해 536.2이닝을 투구했고 29승 33패, 평균자책점 4.14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지만 연평균 약 90이닝, 5승을 거두는 투수로서 팀에 제대로 도움이 됐다고 볼 수는 없었다.

화이트삭스는 지난 겨울 다시 한 번 로돈에게 기회를 줬다. 윈터미팅을 앞두고 로돈을 논텐더 방출했지만 2월 다시 1년 300만 달러 계약으로 로돈을 품었다.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4경기 13.2이닝, 평균자책점 1.32를 기록하며 기대감을 키웠고 시즌 첫 등판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를 상대로 5이닝 9탈삼진 무실점 승리를 거둔 후 두 번째 등판에서 노히터를 달성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확실하게 눈에 띄는 부분은 있다. 바로 구속 증가. 로돈은 첫 두 경기에서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5.2마일이었다. 이는 데뷔 후 최고 기록. 데뷔 첫 두 시즌 동안 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시속 94.2마일이던 로돈은 여러 부상을 겪으며 2019년에는 시속 91.4마일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에도 시속 92.8마일에 그쳤지만 올시즌 평균 시속 2마일 이상 빨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데뷔 전부터 최고의 평가를 받아온 슬라이더가 여전히 예리하게 작동하고 있다.

베이스볼 서번트에 따르면 아직 2경기 뿐이지만 허용한 평균 타구속도는 상위 3%인 시속 81.1마일에 불과하고 무려 40.9%의 삼진율, 0.138에 불과한 기대 피안타율을 기록 중이다. 로돈은 올시즌 초반 메이저리그에서 손꼽는 강력한 공을 던지고 있다. 헛스윙 유도율도 리그 상위 3%다.

그동안 너무 많은 부상을 겪었고 이제 막 시즌이 시작한 만큼 로돈이 최고의 투수로 올시즌을 보낼 수 있다고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기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 만큼은 사실이다. 28세인 로돈은 아직 전성기 나이. 워낙 뛰어난 재능을 가진 유망주였던 만큼 건강과 함께 도약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6년을 기다린 화이트삭스는 로돈의 손을 다시 한 번 잡았고 로돈은 초반 구단의 믿음에 제대로 보답하고 있다. 긴 시간 많은 부침을 겪은 로돈이 드디어 담금질을 마치고 스타로 거듭날지 주목된다.(자료사진=카를로스 로돈)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en@newsen.com copyrightⓒ 뉴스엔.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뉴스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