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총재 "경기회복 빨라져..3%대 중반 성장 가능"

고석용 기자 2021. 4. 16. 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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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관련 쓴소리도.."비트코인 투자, 금융리스크 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5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국내경제가 3%대 중반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기회복세가 확대되고 있다는 판단이다. 다만 코로나19(COVID-19) 불확실성이 아직 높은 만큼 저금리 등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를 전환할 상황은 아니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15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회견에서 "1분기 글로벌 경제와 국내경제 성장세를 볼 때 3%대 중반 성장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달 2월 경제전망에서 국내경제 성장률을 올해 3.0%, 내년 2.5%로 전망했었다.

이 총재는 "1분기 실적이 예상보다 좋았고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란 게 성장률 전망을 높인 가장 큰 이유"라고 말했다. 수출과 설비투자가 늘었다고 부연했다.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던 내수도 회복세를 보였다고 했다. 이 총재는 "소비심리가 되살아났고 지난달 추가경정예산도 집행되면서 내수진작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재확산과 낮은 백신접종률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국내 인구대비 백신접종률은 2.4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37개 회원국 중 35위에 머물러 있다. 신규 확진자 수도 이틀째 700명 안팎을 기록하며 지난달(300~400명대)보다 늘어났다.

이 총재는 "코로나 확산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백신 접종속도가 2%대에 머물러있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면서도 "그래도 코로나 확산세가 현재보다 더 크게 악화하지는 않고, 백신보급에도 정부가 다각적 노력을 기울여 하반기부터는 큰 차질을 빚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경제를 전망했다"고 부연했다.

기준금리 0.5%동결…"완화기조는 이어갈 것"

경기회복세 확대에도 통화정책 완화기조는 이어간다는 입장이다. 경기가 회복세가 안착됐다고 확신하기 어렵고 여전히 경기부양 지원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총재는 "가계부채, 주택가격 등 금융불균형 완화를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아직 코로나19·백신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며 "정책기조의 전환을 고려하기는 이르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도 일시적 상승이라면 통화정책 기조를 바꾸지는 않겠다고 했다. 최근 소비자물가, 수입물가, 소비자물가 등 대표적인 물가지표는 모두 전월대비 4개월째 상승을 기록한 상태다. 금통위도 통방문에서 물가상승률이 2%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수 있다고 했다. 이 총재는 "현재의 물가상승률에만 포커스를 두지 않을 것"이라며 "앞으로 물가 흐름,미래 경기 상황, 금융안정 상황 등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내재가치 없다…금융 위험 키워"
/사진=뉴스1
이날 이 총재는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총재는 "(암호화폐가) 지급수단으로 사용하는 데 제약이 많고 내재가치가 없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관련 투자가 금융안정 리스크(위험)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가치의 적정수준, 적정가격을 산정하기가 어렵고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크다는 이유다. 특히 가격변동성 때문에 때문에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가 금융안정 리스크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많은 나라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커지고 투자가 증가하는 데 대해 우려하는 시각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도 최근 발언을 보면 비슷한 시각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강조했다. 앞서 14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재계모임인 워싱턴경제클럽 행사에서 "우리는 암호화폐를 투기를 위한 수단으로 본다"며 "지급수단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파월 의장과 이 총재의 연이은 발언에 국내 암호화폐 가격은 급락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5일 0시 기준 8095만원이던 비트코인 1개 거래가격은 낮12시 7938만원으로 100만원 넘게 급락했다. 이후 1시15분 쯤 8000만원 선을 회복하기도 했지만 오후 6시 7930만원대로 재차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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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석용 기자 gohsyng@mt.co.kr,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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