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과 함께 인생도 흘렀다

안선희 2021. 4. 16.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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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6학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다녔던 주산학원 옆 방은 미용학원이었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은 이종민 전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가 '내 인생의 음악'을 주제로 한 116명의 글을 엮은 음악에세이집이다.

20여년 동안 이 전 교수가 이메일로 보낸 '이종민의 음악편지'의 독자이기도 한 필자들이 그의 정년퇴임을 맞아 화답으로 보낸 글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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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 내 인생의 음악편지
이종민 엮음/걷는사람·1만7000원

초등학교 6학년 아버지 손에 이끌려 다녔던 주산학원 옆 방은 미용학원이었다. 화장실에 다녀오던 길 처마 밑에서 가을비를 피하던 순간, 노랫소리가 흘러나왔다.

“거리에 찬바람 불어오더니/ 한 잎 두 잎 낙엽이 지고/ 내 사랑 먼 길을 떠난다기에/ 가라 가라 아주 가라 했네”(윤정하 ‘찬비’)

“숨이 멎을 만큼의 쓸쓸함이 닥쳐왔다. 사람은 천천히 조금씩 변하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이전과는 다른 사람이 되어 버린다. ‘찬비’를 듣고 난 후의 내가 그랬다. 말하자면 인생을 다 알아버린 기분이었다.” 김선경(작가)의 기억이다.

<우리가 하려고 했던 그 거창한 일들>은 이종민 전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가 ‘내 인생의 음악’을 주제로 한 116명의 글을 엮은 음악에세이집이다. 20여년 동안 이 전 교수가 이메일로 보낸 ‘이종민의 음악편지’의 독자이기도 한 필자들이 그의 정년퇴임을 맞아 화답으로 보낸 글들이기도 하다. 작가·학자·화가·교사·음악가·의사 등 필자들의 직업이 다양한 만큼이나 이들이 꼽은 음악도 가요·동요·팝송·클래식·국악 등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한다. 음악에 얽힌 경험도 사춘기의 방황, 청춘의 열정, 예술의 기쁨, 지나가버린 시간의 아쉬움까지 다채롭다. 글과 함께 큐아르(QR)코드가 실려 있어 해당 음악을 들으며 필자가 전하는 인생의 장면 속으로 들어가 볼 수 있다.

책 제목은 메리 홉킨이 부른 노래 ‘지나간 날들’(Those Were the Days)의 한 대목에서 따왔다. “기억해봐, 웃으며 흘려보냈던 시간들을/ 그리고 우리가 하려 했던 그 거창한 일들도/ 그 때가 좋았지, 친구여/ 우린 그 시절이 결코 끝나지 않을 줄 알았지”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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