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약사 종일 혼란, 靑이 부처 닦달한 것 아닌가
복지부 백신도입총괄팀장이 15일 언론 백브리핑에서 느닷없이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한 코로나 백신을 생산하는 계약 체결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8월부터 국내에서 백신이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시점까지 못 박아 언급했다. 기자들의 후속 질문이 쏟아졌지만 그는 백신 종류나 제약사 이름을 끝내 언급하지 않았다. 이 사이 온갖 추측이 난무하면서 백신 관련 업체들의 주가가 급등락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증시에서 백신 생산 업체로 지목된 제약 회사들은 모두 계약 추진 사실을 부인했다.
지금 백신 확보 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 있다. 우리가 올 상반기 접종하기로 계획한 주력 백신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 문제로 안전성에 의문이 커지면서 접종 중단 또는 제한하는 나라들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다 600만명분이 들어올 예정인 얀센 백신까지 혈전 문제가 불거져 미국에서 접종을 중단하면서 그 여파로 모더나 백신까지 2분기에 들어오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복지부의 갑작스러운 발표는 이처럼 백신 확보의 불투명성이 커진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의도였을 것이다. 복지부는 발표 내용을 백신 접종을 총괄하는 질병관리청과도 공유하지 않아 질병청에서도 ‘황당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복지부가 계약 성사 전 진행 과정을 공개한 것부터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정부는 “계약이 끝난 정보만 공개하겠다”며 백신 도입 진행 과정을 일절 함구해왔다. 그게 맞는 일이기도 하다.
복지부로선 이날 발표도 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백신 확보 실패로 비판에 몰리자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어쩔 수 없이 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다급하더라도 확실하게 정해지지도 않은 일을 발표부터 하고 보는 경우가 어디 있나. 백신을 제때 확보하지 못해 방역 위기를 초래한 정부가 이제는 불확실한 정보로 혼란만 부추기고 있다. 뻔히 속보이는 정치적 계산을 계속한다면 국민이 정부를 믿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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