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내 제약사서 8월부터 백신 위탁생산"

이준우 기자 2021. 4. 16.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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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수급 비상] 전문가들 "모더나 가능성 커".. 업계선 "전혀 아는 바 없다"
모더나가 코로나 백신/로이터 연합뉴스

정부가 15일 “국내 제약사가 해외 승인된 코로나 백신에 대해 조만간 국내 위탁 생산 계약을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제약사와 백신이 어떤 종류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 TF(태스크포스) 백신도입총괄팀장은 이날 “현재 국내 제약사 중 한 곳이 해외에서 승인받은 백신을 생산하는 구체적인 계약을 진행하고 있다”며 “계약이 마무리되면 8월부터 대량 생산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 “자세한 것은 기업 간 계약 사항이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면서도 “조만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까지 해외에서 승인받은 백신은 화이자·모더나·얀센(이상 미국)과 아스트라제네카(영국), 스푸트니크V(러시아), 시노백(중국) 등이다. 이 중 아스트라제네카는 SK바이오사이언스와 계약을 맺고 국내 안동 공장에서 위탁 생산되고 있다. 해외 승인을 받은 백신은 아니지만 노바백스와도 기술 이전 계약을 맺고 6월부터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 밖에 한국코러스도 러시아의 스푸트니크V 백신을 위탁 생산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날 정부가 밝힌 백신이 모더나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최근 혈전 문제가 불거진 아스트라제네카·얀센 백신이나 우리 국민에게 신뢰성이 낮은 러시아·중국 백신일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면서 “화이자는 이미 국내 도입이 일부 이뤄지고 있고 생산 능력도 뛰어나기 때문에 모더나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모더나가 당초 계약이었던 ‘2분기 내 국내 도입’을 지키지 못할 공산이 커지면서 우리 정부에 위탁 생산안을 제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에서는 GC녹십자를 비롯해 SK바이오사이언스, 에스티팜, 삼성바이오로직스 등이 위탁생산 업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GC녹십자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허가·유통 업무를 맡기로 돼 있다. 그러나 이날 녹십자 관계자는 “위탁 생산과 관련해 전혀 아는 바 없다”고 했다. 에스티팜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모더나 같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 생산을 위한 핵심 역량은 확보했으나 아직 완제 의약품 생산설비는 갖추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SK바이오사이언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도 “위탁 생산 계획은 없다”고 했다.

코로나 백신의 추가 국내 위탁 생산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백신 수급의 불안정성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다. 안동 공장에서 생산되는 아스트라제네카같이 별도의 수입 절차 없이 곧바로 국내 공급이 가능해지고, 해당 백신의 전체 생산량이 증대됨에 따라 수급에 좀 더 숨통이 트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편 백신업계에서는 이날 정부 발표가 섣불렀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 발표 이후 근거 없는 추측들이 난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상혁 대한백신학회 부회장은 “이번에도 전문가들과는 상의 한마디 없이 정부 독단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확실히 발표하지 못할 내용을 일부만 공개해 국민의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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