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배가 아파요" 1세트 시작됐는데 사라진 알렉스

양지혜 기자 2021. 4. 16.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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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 음식 잘못먹었는지 배앓이
구토와 설사, 우리카드 돌발 악재
원점 만든 대한항공, 내일 최종전

우리카드는 15일 홈인 장충체육관에서 창단 첫 우승을 완성시킬 꿈에 들떠있었다. 전날 남자 프로배구 챔피언결정 3차전에서 알렉스(30)의 고공 폭격에 힘입어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완파한 기세가 코트에 물씬거렸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알렉스에게 ‘너는 살모사처럼 배구한다’고 극찬해줬다”고 전했다. 하지만 돌발 악재가 터졌다. 1세트가 시작됐는데 알렉스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것이다.

알렉스는 설사와 구토 증세로 챔피언결정 4차전에 뛰지못하고 웜업존에서 머물렀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알렉스는 우리카드가 18-20로 밀리던 1세트 후반에야 코트로 돌아왔다. 얼굴은 해쓱했고 팔엔 힘이 없었다. 결국 공격 포인트 없이 서브 범실만 1개 저지르고 교체돼 2·3세트는 벤치에서 지켜봤다. 나경복(16점)과 한성정(12점)이 분전했지만 알렉스의 빈자리를 메우지는 못했다.

대한항공은 승부수를 띄웠다. 국내 거포 임동혁(22)을 라이트로 기용하고, 외국인 공격수 요스바니를 레프트로 옮기고 곽승석을 뺐다. 요스바니가 서브 리시브를 신경 쓰다가 공격까지 헤맬 수도 있었지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은 모험을 택했다. 화력 보강에 치중한 선택은 적중했다. 18점을 책임진 임동혁(공격 성공률 57.69%)을 필두로 정지석(18점), 요스바니(11점), 조재영(7점) 등이 고르게 활약했고, 블로킹 싸움에서는 압도적 격차(10-3)가 났다. 대한항공은 세트 스코어 3대0(25-23 25-19 25-19)으로 1시간 22분 만에 경기를 끝냈다. 양 팀의 시리즈 전적은 2승2패. 우승 트로피 주인은 17일 인천에서 열리는 챔프 5차전에서 가려진다.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대한항공의 라이트 공격수로 나선 임동혁이 힘차게 스파이크를 날리는 모습./뉴시스

경기 후 밝혀진 알렉스의 결장 이유는 극심한 배앓이였다. 신영철 감독은 “알렉스가 어제 음식을 잘못 먹었는지 잠도 못 자고 구토와 설사에 시달렸다는데, 오늘 점심 먹고 선수단 미팅을 할 때도 아무런 말을 안 해서 전혀 몰랐다. 경기 시작 직전에야 ‘아파서 못 뛰겠다’고 해서 진즉 왜 말 안 했냐고 나무랐다”며 “5차전 출전 여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했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상대가 베스트 멤버로 경기하지 않아 화났다. 5차전은 알렉스가 돌아와서 서로 100% 전력으로 붙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3차전에서 알렉스와 신경전을 벌였던 산틸리 감독은 “요스바니도 이틀 전부터 배앓이를 했는데 군말 없이 3·4차전을 다 뛰었다. 그게 프로다운 태도”라고 간접적으로 알렉스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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