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생후 2개월 아가의 비극..사건 당일 보육원 입소 직전이었다

황효원 2021. 4. 16.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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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해 뇌출혈로 중태에 빠트린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아버지가 15일 구속된 가운데 최초 신고자는 학대 혐의를 받는 아버지가 아닌 병원 관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 父가 직접 신고"최초 신고자는 병원 직원"13일 인천 남동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중태에 빠진 생후 2개월 A양의 부모는 지난해 결혼해 A양과 한살 터울 오빠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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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초 위기가정 인정, 7일 구 복지센터 모텔 방문
심정지 당일 건강검진 후 입소 절차 밟을 예정이었지만..

[이데일리 황효원 기자] 인천의 한 모텔에서 생후 2개월 딸을 학대해 뇌출혈로 중태에 빠트린 혐의를 받고 있는 20대 아버지가 15일 구속된 가운데 최초 신고자는 학대 혐의를 받는 아버지가 아닌 병원 관계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생후 2개월 여자아이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의 객실 모습. (사진=연합뉴스)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 父가 직접 신고…“최초 신고자는 병원 직원”

13일 인천 남동구와 경찰 등에 따르면 인천 한 모텔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중태에 빠진 생후 2개월 A양의 부모는 지난해 결혼해 A양과 한살 터울 오빠를 낳았다. 이들 가족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워 보건복지부 위기가정으로 분류됐고 거주지도 불확실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양의 친모 B씨는 지인의 소개를 받아 거주지를 구했지만 임대료를 지불하지 않아 집주인과 마찰을 빚었고 이로 인해 B씨는 사기혐의로 경찰에 고소됐다. 하지만 경찰 출석에 불응해 수배가 내려졌고 결국 구청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은 6일 인천시 한 모텔에서 B씨를 사기 혐의에 따라 즉각 체포했다.

경찰은 A양과 A양의 오빠를 보호시설 입소를 진행했고 친부 C씨도 이를 동의해 입소될 때까지만 자녀들과 임시로 모텔에 거주하기로 했다. 13일 아이들의 어린이집 입소를 위한 건강검진이 예정돼 있었지만 당일 새벽 A양은 모텔에서 뇌출혈 증상과 함께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C씨는 이날 0시 3분쯤 “딸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고 소방당국이 모텔로 출동했을 당시 A양은 호흡하고 있었지만 의식은 없는 상태였다. 머리에는 멍 자국, 코에는 출혈이 보이는 등 학대 의심 정황이 있었다.

체포 직후 C씨는 경찰에 “딸아이를 안고 있다가 실수로 다쳤다”며 학대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는 거짓말로 나타났다.

또 최초 신고자도 학대 혐의를 받는 아버지가 아닌 병원 관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구에 있는 해당 종합병원에 따르면 C씨는 당일 이 병원 대표번호로 전화를 해 “아기가 코피를 쏟고 의식이 없는 것 같아 이상하다”고 했다.

C씨의 전화를 받은 병원 응급실 보안 담당 직원은 즉각 응급상황이라고 판단해 119에 신고해 해당 모텔로 출동해달라고 요청했다. A양은 병원 측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구급대에 의해 모텔에서 해당 병원으로 이송됐다.

인천 모텔 여아 비극, 사건 당일 보육시설 입소 직전이었다

이들 가족은 A양이 지난 2월 16일 인천시 부평구 한 모텔에서 태어난 뒤 일정한 주거지 없이 인근 다른 모텔 2곳을 옮겨가면서 생활했다. 가족이 머물렀던 모텔 주인들은 비극을 우려해 지자체에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평구 한 행정복지센터는 지난달 초 이들 가족이 머물던 인근 다른 모텔 주인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아기 띠·기저귀 등 아기용품과 밑반찬 등을 전달했다. 또 출산지원금 270만원 가량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돕기로 했고 제대로 된 주거지를 구할 수 있도록 대한적십자사에 주거비 보증금 지원을 요청했다.

하지만 돌연 지난달 22일쯤 이들과 연락이 두절되면서 추가 지원으로 연계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B씨 부부의 휴대전화 전원이 모두 꺼져 있었고 이들은 부평구에서 보낸 문자메시지에도 답장하지 않았다.

남동구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주소지로 등록된 빌라에도 찾아갔지만 문이 잠겨 있었고 수소문 끝에 이들이 부평구 한 모텔에서 지내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아동학대 정황이 확인되지 않아 자녀와 부모를 분리하는 등 강제 개입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동의를 받아 가정위탁과 어린이집 입소를 동시에 추진하던 중 사건이 났다”고 전했다.

황효원 (wonii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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