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광폭 경제행보..기업 CEO와 소통 강화
확대경제장관회의에 전략산업 CEO 대거 참석
[더팩트ㅣ청와대=허주열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4·7 재·보궐 선거 참패 이후 문재인 대통령의 광폭 경제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임기말 국정운영을 당면한 최대 현안인 '코로나19 극복'과 '경제 회복'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다.
문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등 기업 CEO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확대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다. 문 대통령이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은 2018년 12월, 2019년 12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특히 국무회의를 하는 청와대 세종실로 경제인들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여당의 재보선 패배로 악화된 민심을 확인한 상황에서 국민들의 우려가 큰 경제 문제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상공의 날 기념식에 임기 중 처음으로 참석해 경제단체 주요 인사들과 직접 소통에 나섰다. 또한 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과 이호승 정책실장은 지난 7일부터 순차적으로 대한상공회의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경제인총연합회, 중견기업연합회, 한국무역협회를 방문해 경제단체들과 소통했다.
문 대통령이 국가 전략산업인 반도체·자동차·조선·해운업 분야 대표 기업 CEO들을 직접 만난 15일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선 경제 현안과 미래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 발언에서 "세계 경제는 지금 거대한 변혁의 시간을 지나고 있다"라며 "거센 변화의 파고를 이겨내고 기회를 선점하기 위해선 기업과 정부가 한 몸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산업계의 협력으로 우리 제조업은 새로운 도약의 시대를 열고 포용적 회복과 선도형 경제로의 전환을 이끌게 될 것"이라며 "관계 부처를 중심으로 업계와 긴밀히 소통하면서 주요 업종별로 맞춤형 대책 마련에 힘써 주길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발언 후 비공개로 진행된 회의에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의 경제상황 점검 및 주요 전략산업 점검 및 지원 방안에 대한 안건보고와 자율토론이 진행됐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참석한 CEO들은 관련 산업의 지원과 규제 완화 등을 건의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각 부처 장관들은 오늘 산업계의 건의사항을 잘 검토해 정책에 반영하고, 빠르게 추진되는 부분은 상황을 상세히 알려야 한다"며 "만약 시간이 필요하거나 빠른 시일에 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으면 그 부분도 반드시 피드백을 하면서 부처와 업계가 긴밀한 소통체계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기업에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다"면서 "최대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주면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시작 전 CEO들과의 환담에선 반도체·자동차산업의 업황을 언급하면서 "국내 자동차와 반도체 업체가 얼라이언스를 체결해서 국산화를 이뤄야 외풍에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며 "그런 협력 관계를 위해서 정부도 지원하라"고 배석했던 이호승 정책실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이에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은 "정부와 기업이 지혜를 모으면 상황을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은 "(삼성전자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차량용 반도체를 확보하기 위해 열심히 해외로 뛰고 있는데, 정부가 출장을 갈 수 있도록 조치를 신속히 해 주셔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감사드린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청와대 참모, 경제 장관들 외에 이정배 삼성전자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 공영운 현대자동차 사장, 최웅선 인팩 대표이사,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 정진택 삼성중공업 사장, 배재훈 HMM 사장, 황호선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등이 참석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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