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마음으로 보아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

남상훈 2021. 4. 15.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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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들려준 작가 미상의 '신령의 눈썹우화' 한 토막이다.

"내가 평소 아끼던 안경을 줄 테니 그것을 가지고 하산을 하여라. 사람을 볼 때마다 안경을 쓰고 보면 진정한 인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처방을 내렸다.

세상을 살면서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어른을 위한 우화일 것이다.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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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들려준 작가 미상의 ‘신령의 눈썹우화’ 한 토막이다. 부지런하고 마음씨 착한 농부가 있었다. 땀 흘리며 열심히 일했지만 회의감을 느꼈다. 남들은 여행도 가고 좋은 옷도 입고 사는 것들이 비교가 되었다. 산책을 하다가 산신령을 만났다. 농부는 산신령에게 세상사에 대해 이런저런 하소연을 했다. 이야기를 듣던 산신령이 제안했다.

“내가 평소 아끼던 안경을 줄 테니 그것을 가지고 하산을 하여라. 사람을 볼 때마다 안경을 쓰고 보면 진정한 인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처방을 내렸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사람을 찾으면 원하는 삶을 살도록 하여라.” 친절한 희망도 줬다. 안경을 받아든 농부는 기쁜 마음으로 산에서 내려와 집으로 갔다. 농부는 사람들이 많은 곳을 찾아 안경을 쓰고 살펴보았다. 항상 자신에게 잘 대해준 사람들이 간사한 원숭이로 보였다. 안경으로 보게 된 사람들에게 실망하고 지쳐버린 농부는 동네와 떨어진 외딴곳으로 가게 되었다. 다 쓰러져가는 오두막집에 있는 한 노파를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농부는 안경을 쓰고 노파를 보았다. 노파는 동물의 생김새가 아닌 아주 예쁜 소녀로 보였다. 진정한 인간을 만나게 된 농부는 노파와 함께 부지런히 일하면서 남은 삶을 열심히 살았다.
양애경 한서대 교수·융합교육학
세상을 살면서 마음으로 보아야만 잘 보인다는 어른을 위한 우화일 것이다. 그렇다,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라 정말 소중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세상을 살면서 보이는 것이 전부인 양 살아갈 때가 많다.

피어있는 장미의 현상만을 본다면 그것은 사유 부족이다. 장미꽃이 피기까지 고난과 인내의 시간이 있다. 그것은 비바람과 폭풍, 눈보라에 뿌리를 움켜쥐고 혹한기를 견뎌낸 인고의 시간이다.

성공한 사람은 싫은 일에도 가치를 만들고 희망을 심는다. 희망도 나무처럼 자란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점이다. 인생을 살다가 너무 힘들고 지칠 때가 있다. 넘고 싶지 않은 산과 같은 일을 만나기도 한다. 그런 때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을 하며 자신을 돌아보면 새로운 길이 보이기도 한다. 불안하다고 아무나 만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신에게 괜찮다고 양손을 벌려 가슴을 다독이면 진짜 지혜의 답이 다가온다.

외부로부터의 발견보다는 안으로부터 나를 만나는 것이 가장 쉬운 길이다. 과분한 욕망에 사로잡히면, 선택의 가능성 앞에서도 좋고 나쁜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길을 헤맨다. 과분한 욕망을 내려놓으면 내게 주어진 열망이 다가온다.

양애경 한서대 교수·융합교육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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